한은 "지정학적 블록화 강화…반도체 초격차 선점 등 과제"

남주현 기자 2024. 9. 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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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감소한 356억 달러, 수입은 4.5% 줄어든 34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7억9900만 달러, 연간 누계는 310억6000만달러 흑자를 각각 기록 중이다. 23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09.23.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라 지정학적 블록화와 지역화가 강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첨단제조업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국제적인 전략적 협력을 통해 수입 공급망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아울러 서비스 수출은 제조업 내재 서비스와 디지털 서비스 투트랙으로 전개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급망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7일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 경제 구조변화와 정책대응-BOK 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정선영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과 이아랑 팀장, 정동재 과장, 최준 과장, 안병탁 조사역이다.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지정학적 블록화·지역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며, 앞으로도 지정학적 긴장과 AI(인공지능) 주도 디지털 혁신, 서비스 교역 확대, 기후변화 대응 등이 미래 공급망의 모습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들은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구조에 대해 제조업에 치중됐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다 서비스 수출은 높은 잠재력에도 성장세가 더디다는 단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부 신산업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 안정성도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공급망에서 우리나라는 부가가치가 높은 전방에 참가하고 있지만, 2018년부터는 IT제조업 공급망에서 한·중 생산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봤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는 하방요인으로, 중국의 대한국 수출에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는 최근 10여 년간 수출 연계 생산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다른 주요국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내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전기차 시대 전환으로 향후 자동차 산업의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미래 공급망은 중간재 상품에 비해 중간재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으로 중간재 서비스 교역 비중이 증가하고, 기술혁신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낮아질 것으로 봤다.

특히 공급망 변화의 속도는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변화 대응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갈등 심화에도 높은 경제 상호의존성에 의해 장기적으로는 경쟁적 협력관계로 나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다, 기후변화 대응은 국제규범 정립 전까지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저자들은 우리 산업 전략에 대해 첨단제조업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국제적인 전략적 협력을 통한 수입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서비스 수출 확대 전략은 제조업 내재 서비스와 디지털 서비스 투트랙으로 전개되야 한다고 봤다. 또한 ESG 공급망 전환도 가속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우선 중국 기술력 제고로 도전받고 있는 IT제조업은 AI칩 등 첨단 기술분야에서 지금의 선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맞춤형 생산 및 정밀 제조기술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첨단기술 확보와 수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국제 협력체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서비스 수출은 제조공정 고도화를 통해 수출품에 투입되는 서비스를 늘리고, 의료, 교육 등 내수 중심 서비스를 디지털화를 통해 교역재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저자들은 또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국제 R&D(연구 및 개발) 협력체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배터리·전기차 산업은 수입선 다변화와 핵심광물 비축을 다방면으로 강화하는 한편, ESG 기준에 맞춰 수입국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기술 간 융합을 저해하는 업종별 구분에 근거한 규제를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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