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조업 수출의존도 높아…공급망 변화 대비해야"

미래 공급망 변화와 우리 경제구조를 고려할 때 우리 산업이 첨단 제조업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국제적인 전략적 협력으로 수입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27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 경제 구조변화와 정책대응'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인식이 과거 경제성장의 원동력에서 최근에는 리스크의 원천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공급망 관점에서 볼 때 우리 경제구조는 생산구조가 제조업에 치중돼 있고, 수출 의존도가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서비스 수출은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더딘 모습이며, 일부 신산업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 안정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망 수출과 연계된 국내 생산활동(수출연계생산)의 변화를 보면, 2000년대 큰 폭으로 성장했던 수출연계생산이 2010년대 들어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성장세 감소와 구조적 둔화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요 수출산업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IT제조업 공급망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전방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부가가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공급망 내 중요성이 더 높아져 중국, 미국 다음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IT제조업 공급망에서 한·중 생산구조가 변화하면서 우리나라 대중 수출에는 하방요인으로, 중국의 대한국 수출에는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수출연계생산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여타 주요국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전기차 전환과 함께 향후 자동차 산업의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은은 "미래 공급망은 중간재 상품에 비해 중간재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중간재 서비스 교역 비중이 증가하고, 기술혁신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급망 변화의 속도는 지정학적 갈등의 전개양상과 기후변화 대응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미래 공급망 변화와 우리 경제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산업 전략을 크게 4가지로 제시했습니다. 

먼저, 첨단제조업에서의 기술 우위 유지입니다. 한은은 "중국의 기술력 제고로 도전받고 있는 IT제조업은 AI칩 등 첨단 기술분야에서 선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맞춤형 생산 및 정밀 제조기술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첨단기술 확보와 수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국제 협력체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서비스 수출은 제조공정 고도화를 통해 수출품에 투입되는 서비스를 늘리고 의료·교육 등 내수 중심 서비스를 디지털화를 통해 교역재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ESG 경영 강화에 따른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비해 저탄소 기술 도입과 에너지 효율화 추진도 언급했습니다.

이를 위한 정책 당국 역할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한은은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선접하기 위해 국제 R&D협력체에 적극 참여햘 필요가 있다"며 "또, 배터리·전기차 산업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 핵심광물 비축을 다방면으로 강화하는 한편 ESG 기준에 맞춰 수입국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와 수출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기술 간 융합을 저해하는 업종별 구분에 근거한 규제를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