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뺑소니범’ 해외 도주 시도하다 체포…“음주운전했다” 시인
지난 24일 새벽 오토바이 들이받고 도주
1명 사망 1명 중상…“음주운전했다” 시인
광주광역시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고를 내고 도주한 마세라티 차량 운전자가 해외 출국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천공항까지 갔지만 출국금지 조치 등으로 도피하지 못했고 서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서부경찰서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로 30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 차량을 몰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토바이에는 배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20대 남성과 연인 사이인 여성이 함께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여성이 숨졌고 남성도 크게 다쳤다.
A씨는 사고 현장을 벗어나 그대로 도주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일행이었던 B씨가 몰던 벤츠 승용차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다. A씨는 인천공항에서 해외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을 사용해 택시나 공항 리무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에 대해 미리 출국금지조치를 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A씨가 인천공항까지 간 사실 등을 확인했다”면서 “항공권 등을 예매했는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도피를 도운 벤츠 운전자 B씨를 범인도피혐의로 입건했다. A씨가 서울에서 체포될 당시 함께 있었던 C씨도 범인도피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고 당시 ‘음주운전’이 의심됐던 A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경찰은 A씨가 사고를 내기 전 서구 상무지구 음식점에서 일행과 술을 마신 정황을 확인하고 음식점 영수증을 확보했다.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주변인 진술도 나왔다. A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실에 대해 인지했지만 술을 마셨고 경찰 사이렌 소리가 무서워 달아났다”며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경찰은 A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하고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기법을 적용해 사고 전 음주량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광주로 압송한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A씨가 해외 도피를 시도한 정황 등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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