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사라지는 시대에 몸값 오르는 초품아[김영주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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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1만 명대였던 서울 시내 초등학생 숫자는 4년 만인 현재 36만 명대로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이들이 주는 마당에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초품아가 아닌 곳에 사는 탓에 우리 아이는 몇몇 아이들과 함께 사설 셔틀을 타고 등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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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1만 명대였던 서울 시내 초등학생 숫자는 4년 만인 현재 36만 명대로 줄었다. 4년 뒤인 2028년엔 25만 명 대로 쪼그라든다. 학령인구가 이처럼 극적으로 줄자 정부는 웬만하면 초등학교를 새로 짓지 않는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으로 동네에 어린이가 늘어나더라도 신설 대신 인근 초등학교로 분산 배정하는 방식을 택한다. 올해 말 입주하면 우리나라 최대 단지(1만2032가구)로 등극할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2026년 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6000여 가구로 재건축될 잠실주공 5단지 등 모두 이런 이유로 초등학교가 들어서지 않는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이들이 주는 마당에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의 눈엔 오히려 그 반대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이가 먼 거리의 초등학교를 오가려면 통학 안전을 위해 부모 중 한 사람이 저학년 기간 휴직을 하거나, 한 달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등·하원 도우미를 고용하거나, 조부모 등 제3자의 조력이 필요하다.
이에 ‘초품아’라고 해서 청약에 나섰다가 나중에서야 학교 설립이 안 된다고 안내받고, 입주 시점에 이르러서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학부모들도 한둘이 아니다.
초품아가 아닌 곳에 사는 탓에 우리 아이는 몇몇 아이들과 함께 사설 셔틀을 타고 등교를 했다. 한 영어학원이 교육부에 통학버스로 등록한 버스였는데 학원 버스로 운영 중엔 보호자 동승과 아이들의 안전벨트 착용 등 안전 의무를 다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사설 통학 버스로 운영될 때는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전벨트 착용은커녕 아이들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부릉 소리를 내며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당연히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학생들 간 언어적·물리적 폭력 상황도 빈발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학교는 “사설 통학버스와 학교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초품아에 살았으면 안 했을 걱정이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학교 통폐합과 신설 중단으로 초품아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 초품아의 희소성은 더 커지고 서울 부동산의 양극화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초품아에 교육 기반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아이들이 몰려드는 일부 지역과 학교조차 없어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지역으로 시장이 양분된다면, 아이를 키우는 수요자 입장에서 별다른 대안이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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