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UP, UP! 과학기술인재 지원책 내놓아…이공계 기피, 사라질까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정부가 ‘과학기술 인재가 꿈과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 인재가 △능력을 키우고(Level UP) △신나게 일하며(Cheer UP) △가치를 높이 인정받는(Value UP) 것을 목표로 3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27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인재양성전략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는 이 같은 3대 추진 전략 등을 담은 ‘과학기술인재 성장·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의대 입학정원 확대, 과학계 홀대론 등이 겹쳐 지면서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이공계를 지원하겠다는 이들은 점차 줄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초저출산 현상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2050년 무렵 이공계 석·박사 과정생 수는 현재의 절반 이하 수준(약 5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우수 인재는 안정성·고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 선호가 여전히 높고, 사회적 인식 저하에 따른 이공계 기피·이탈이 확대되는 등 질적 위기도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패권시대, 세계 각국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인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인공지능-반도체, 첨단바이오, 퀀텀 기술)과 전략기술 분야는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다. 앞으로 과학기술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저하로 양적·질적 측면에서 과학기술 인재 확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지난 3월부터 공동 TF를 구성해 다양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과학기술 인재가 다양한 분야로 진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성장·발전해 갈 수 있도록 ‘과학기술인재 성장·발전 전략’을 마련했다.
◇AI 활용 수학·과학 디지털 교과서, 내년부터 도입=국가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이공계 학생을 육성하기로 했다.
미래 꿈나무인 초중등 학생들이 수학·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과학관을 활용한 체험 기회를 확대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를 내년부터 보급해 학생 맞춤형 수학·과학 교육을 강화한다.
과학영재의 체계적 양성을 위해 과학영재학교·과학고를 확충해 입학생 선발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특화교육과 융합 교육을 통해 교육을 내실화하고, 단계별 과학영재 양성기관 간의 진학 연계성을 높이기 위하여 ‘과학영재 진학·성장 이음제도’를 신설한다.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마이스터고를 확대(57개 →2027년 65개)하고, 교육·실습 환경을 개선해 과학기술 인재의 조기 사회 진출 지원을 강화한다.
◇연구생활장려금·석사 특화 장학금 등 여러 지원책 내놓아=이공계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생활장려금(석사 80만원, 박사 110만원/월)과 석사 특화 장학금(석사 1000명, 500만원/년)을 2025년 새롭게 도입한다. 국가 장학금, 대통령 과학장학금 등의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
이공계 대학이 과학기술 인재 성장과 사회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첨단기술 분야 학부 정원을 확대하고, 계약학과·계약정원제 등 수요 맞춤형 교육을 강화한다.
4대 과학기술원의 3대 게임체인저 기술, 국가전략기술 분야 인재 양성 기능을 강화하고 내년 신규 도입되는 국가대표연구소(NRL 2.0)를 포함해 2027년까지 총 100개의 대학연구소를 선정하는 등 대학의 연구 기능·인프라도 확충해 갈 계획이다.
이공계 학생들이 병역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사이버전문사관제도를 올해 신설한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2025년부터 학사에서 석사로 확대한다. 또한, 첨단기술 전문기업에서 연구하며 병역을 이행할 수 있는 전문연구요원 병역지정업체 선정 시 국가전략기술 분야 연구기관에 대한 우대제도도 확대한다.
◇공공연구기관, 여성 보직자 현 10% 수준→20% 이상으로=경력 단절 없는 생애전주기 여성과학기술인 성장을 지원한다.
여학생들이 과학기술 분야 진로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육, 진로지도를 초등 단계부터 제공한다. 과학기술 분야로 진입한 청년 여성인재의 성장을 위해서는 신산업 분야 교육훈련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국제교류·협력연구를 활성화한다.
공공연구기관에는 여성 보직자 목표제를 신규 도입해 현재 10% 수준의 여성 리더를 20% 이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세계로 나가는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공계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등 젊은 연구자가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연수지원을 대폭 확대(2024년 1014억원/1496명 →2030년 약 3000억원/약 4000명)한다.
기존 19개 재외한인 과학기술자협회 회원 DB에 유학생, 신진연구자, 해외 취업자 등까지 포함해 지속 확충(현재 1만명 → 1만7000명 목표)한다.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rain Pool, Brain Pool+)을 통한 재외한인 과학자의 국내 복귀 지원을 강화한다.
◇일자리 확대, 기술창업 지원 강화=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고 기술창업 지원을 강화한다.
2023~2027년 동안 7대 신기술 분야에서 인력공급 대비 일자리 수요가 34만5000명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비해 전략기술 분야의 기업 수요를 반영한 고급·실무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
대학원생부터 고경력자까지 경력단계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사내대학 활성화, 사내대학원 설치 허용을 통해 산업체 재직자의 역량 강화를 뒷받침한다.
대학 부설 연구소의 전임연구원, 테크니션 채용을 확대하고, 4대 과기원과 대학의 박사후연구원 채용을 앞으로 10년 동안 2900명 규모로 확대한다. 기술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적정한 기관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국가연구원제도’ 도입 검토를 추진한다.
◇합당한 보상 체계 마련=노력과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 체계를 구축한다.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를 올해부터 연 700만원으로 확대한다. 연구개발 지원에 대한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고, 신진연구자의 초기 인프라 구축과 연구비 지원을 강화한다. 신진연구자가 리더연구자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 연구를 수행 중인 연구자 중 상위 30% 우수 연구자에 대해 후속연구 지원을 강화한다.
정년 후에도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연구 역량이 우수한 교수·연구원이 정년 후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대학은 대학별 상황에 맞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출연연은 현재 운영 중인 ‘우수 연구원 제도’ ‘정년후 재고용 제도’의 실질적 수혜대상을 확대한다.
과학기술훈장,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등 우수 연구성과를 창출한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포상을 확대하고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과제에 대한 실질적 혜택을 확대해 과학기술 인재의 사기 진작은 물론 대국민 인식을 높이기로 했다.
다양한 과학기술인 성공스토리를 발굴하고 확산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기술 인재 롤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행복한 과학기술인 캠페인’을 올해부터 시행해 미래세대가 과학기술계를 선택하고 본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한국사이언스미디어센터, 내년 설립=국민과 함께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한다.
국민이 과학기술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방송 등 매체를 통한 과학기술 문화 콘텐츠와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내년에 확대 추진한다. 또한, 연구성과에 대한 국민 이해도 증진을 위해 일상의 삶과 연계한 홍보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이슈에 대해 과학기술계, 국민, 언론이 공신력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한국사이언스미디어센터(SMC)’를 2025년 설립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과학기술인재 성장·발전 전략’은 앞으로 과학기술 인재 정책의 로드맵으로 과학기술 인재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미래 진로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 노력과 성과에 대한 경제적 처우와 보상체계를 강화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 인재 육성의 주무 부처로서 다양한 과학기술계 현장과 지속해 소통하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우수 인재들이 과학기술 분야를 매력있는 진로로 선택하고,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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