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에 글로벌 해외인재 유치…비자부터 취업까지 한번에

이승주 기자 2024. 9. 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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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주재 인재양성전략회의…해외인재 활용
2030년까지 1000명, 'K-Tech Pass 프로그램'
해외인재 찾는 기업지원…전담데스크 운영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26.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인재 양성에 역량을 결집하는 것을 넘어, 해외 유수 인재도 적극 활용한다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이날 서울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인재양성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인재양성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인재양성 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이를 출범했다. 이번 회의는 '과학기술 인재, 세상을 바꾸고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간다'를 주제로 지원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해외 인재의 국내 유치부터 국제 공동연구 등을 포괄하는 종합 전략을 마련했다"며 "글로벌 개방 혁신체계로 전환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TOP100'인재, 비자부터 체류까지 한번에

글로벌 TOP 100위에 드는 공대 석·박사 출신의 수석 엔지니어 인재 1000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입국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K-Tech Pass 프로그램'을 신설해 오는 2030년까지 이들의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TOP 100위권 학교에만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100위권 공대가 아니더라도 굉장한 성과를 내는 분들이 있다. 꼭 100위권이라는 기준을 엄격하게 들이대지 않고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특별비자 프로그램을 신설해 입국과 체류, 취업 편의를 제고한다. 입국 후 1년이 지나면 장기체류(5년)와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한 거주비자(F-2)로 전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특별비자를 신설할 방침이다. 동반 입국이 허용되는 범위를 기존 배우자, 자녀에서 부모, 가사도우미까지 확대한다.

기존 2개월 이상 소요되던 비자 심사기간도 2주로 대폭 단축한다. 제출 서류도 간소화하는 등 입국 준비과정의 어려움도 해소하고 출입국 우대 혜택도 부여할 방침이다. 'K-Tech Pass 프로그램' 대상자에게는 교육과 주거 등 더 나은 정주여건을 제공한다.

대상자 자녀에 대해선 외국인 학교 입학도 허용한다. 외국인에게 2억원으로 제한되는 전세대출 한도도 내국인 수준인 5억원까지 확대한다. 한국어 교육과 통역, 행정처리 등 정착에 필요한 사항도 종합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외국인 기술자 근로소득세 감면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인재 찾는 기업 부담 덜어준다…전담데스크 등 운영

기업들이 해외 인재를 탐색하고 유치하는 과정에서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탐색과 유치 단계별로 전담데스크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전세계 논문과 특허, 뉴스, 인재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한다. 재외 한인 공학기술 전문가(K-TAG) 등 네트워크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도 발굴해 연결한다.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는 해외인재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입국부터 정주까지 비자 발급과 주거 정착, 자녀 교육 등 우리 기업과 해외인재 수요에 맞게 밀착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이 해외인재를 국내로 유치하기 어려운 경우 현지에 있는 인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공동연구와 해외기업 지분인수 등 개방형 혁신도 지원할 계획이다.

다른 나라들이 비교우위에 있는 180개 차세대 전략기술 중심으로 국제 공동연구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해 10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 누적 약 1조9000억원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유수 연구기관의 연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MIT 등 6개 기관에 협력센터를 구축하고 오는 2027년까지 1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총 자산의 20%로 제한된 일반지주회사의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현재 총 자산의 20% 이내이지만 30% 이내로 개선할 방침이다. 해외기업 인수 등 전략적 투자를 지원하는 전용펀드도 오는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국가핵심기술 보안 역량 허술한데…인재 유입 문제없나

해외 인력을 적극 유입하면서 국내 기술 발전의 기대도 커지는 동시에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중화권으로 기술이 유출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인재 유입을 위한 제도 개선에 앞서 기술보안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가핵심기술 유출 관련 인력관리 영역에서 보안 역량이 취약한 상황이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지난해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력관리 영역의 보안역량은 100점 만점에 71.6점으로 가장 낮았다. 전체 보안역량은 평균 83.2점이다. 보안역량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90점 이상은 5단계, 80~90점은 4단계, 70~80점은 3단계, 60~70점은 2단계, 60점 이하는 1단계로 분류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에 유치하려는 해외인재는 기업 수요를 살펴본 결과 반도체 파운드리 등이 많다. 이들은 국내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재들로, 유치 시 기술이 유출되는 것은 다른 사안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하지 않고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지만, 기술보안 우려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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