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희망퇴직 줄 잇더니…기업 체감경기 석달 연속 악화

임지선 기자 2024. 9. 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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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쌓인 부산항.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석 달 연속으로 악화됐다. 최근 SK텔레콤 등이 희망퇴직을 받는 등 기업들의 심리가 점점 나빠지는 추세다. 특히 제조업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심리는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9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한 91.2로 나타났다.

전산업 CBSI는 지난 6월 95.7에서 7월 95.1로 다섯 달 만에 하락 전환한 뒤 8월 92.5에 이어 석 달째 하락세다.

한은은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모두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중국 경기 둔화로 1차 금속, 화학 제품, 자동차 등의 수요가 감소했다”며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만든 심리 지표로, 지난 20년간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 제조업 CBSI는 90.9로, 전월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업황(-0.4p), 생산(-0.6p), 제품 재고(-0.6p), 자금 사정(-0.4p) 등이 부진했고, 신규 수주(+0.2p)만 개선됐다.

특히 제조업 중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심리는 더 악화됐다. 제조업 중 중소기업 CBSI는 89.7, 내수기업 CBSI는 88.9로 90선을 밑돌았다. 이는 각각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비제조업 CBSI는 0.8포인트 내린 91.4로 집계됐다. 매출(-0.3p), 자금 사정(-1.0p)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채산성(+0.5p)은 올랐고 업황은 전월과 비슷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5포인트 낮은 93.7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ESI 순환변동치는 93.6으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11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이 참여했다. 이 중 3280개 기업(제조업 1822개·비제조업 1458개)이 답변했다.

최근 배터리 업체인 SK온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SK텔레콤도 위로금 최대 3억원을 지급하는 퇴직 프로그램을 시작키로 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쓱닷컴)에 이어 G마켓(지마켓)도 이날 희망퇴직 접수를 공지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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