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쟁점…‘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법적 공방 시작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쟁점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관련 법적 공방이 27일 시작됐다.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이날 오전 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에 대한 1차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부터). /조선DB

앞서 영풍·MBK 측은 지난 19일 법원에 ‘영풍의 특별관계인인 최윤범 고려회장 측은 공개매수 기간(9월 13일~10월4일)에 공개매수가 아닌 방식으로 지분을 늘리는 것은 법 위반’이라는 취지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자(특별관계자 포함)는 공개매수 공고일부터 그 매수 기간이 종료하는 날까지 공개매수에 의하지 않는 매수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는데, 최 회장 측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법원이 영풍 측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최 회장 측은 자사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선택지가 제외되게 된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영풍과 특별관계가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고려아연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최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이 영풍 측과 특별관계를 해소했다’며 주식 보유 상황을 새로 공시했다. 이 공시에 따라 최 회장과 최씨 측 인문들이 개인 자격으로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할 길은 열렸지만, 큰 틀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권 방어 수단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은 법원 판단에 달려있는 것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최 회장 측 경영권 방어 수단 중 가장 핵심인 대항공개매수 여부가 정해질 수 있다.

양측은 이날 1차 심문기일에 상당한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발표 자료를 준비해 각자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가처분 사건 특수성과 주말 휴일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다음 주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