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소프트웨어에 '빗장'…中 자율주행은 '쾌속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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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도 중국 관련 소식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새로운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외부와 접속이 가능한 차, 이른바 커넥티드카에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용을 금지하는 바리케이드를 쳤는데요.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에 이어, 중국에 대한 장벽을 계속 높이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질문이 생기죠.
중국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길래 미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고까지 표현했을까요?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커넥티드카의 개념부터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요즘 네비게이션 업데이트나 차량 점검, 전기차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원격으로 가능한데, 쉽게 말해 무선으로 외부와 연결되는 차량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연결'이 키워드인데요.
무선 네트워크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카'라고 보시면 됩니다.
외부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는 자율주행이 대표적이죠.
이걸 가능케 하는 기술에서 '메이드인 차이나'는 빼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결정입니다.
우선 2027년식 모델부터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금지하고, 2029년, 또는 2030년식 모델부터는 하드웨어까지 규제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금지 대상에는 특정 블루투스와 위성, 무선 기능이 탑재된 차량,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 운행이 가능한 고성능 자율주행차량이 포함됩니다.
[앵커]
미국이 차단할 만큼 중국의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이 실제로 위협적인 건지 궁금한데,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깜짝 놀랄만한 수준입니다.
콧대 높던 일본도, 또 우리 기업들도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중국에 뒤쳐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IT 컨설팅 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올해 자동차 기업 디지털화 랭킹을 보면, 1위는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지만, 그 뒤로 중국 업체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는데요.
니오가 2위, 샤오펑이 3위, 이외에도 지리와 비야디 등, 중국 업체 4곳이 톱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른 기업들 순위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는 1년 전보다 평가 점수는 올랐지만 15위에 머물렀고요.
일본 도요타는 점수와 순위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져 20위로 밀려났습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도 10위권 밖입니다.
선두인 테슬라는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지난해보다 점수는 떨어지면서 중국 브랜드에게 추월당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중국이 이 부문에서 이처럼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 뭘까요?
[기자]
미국이 사고 위험 등을 이유로 자율주행 상용화에 제동을 건 사이, 중국은 반대로 규제를 풀며 자율주행 기술을 공격적으로 확장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를 꿈꾸는 중국 우한에서는 이미 무인 기술이 다양한 모습으로 생활화되고 있는데요.
출근 시간대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승객을 실어 나르고, 도시 외곽에선 자율주행 택배 차량이 주택가를 돌며 배달에 나섭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심지어 무인 항구까지 등장했는데요.
중국 전역에서 모인 컨테이너를 무인 차량이 직접 운반하고, 컨테이너를 들어 올리는 크레인도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앵커]
규제도 없고, 적용도 빠르고, 그래서일까요?
기술 개발을 위해 중국에 러브콜을 하는 기업들 늘고 있어요?
[기자]
당장 엔비디아만 해도, 알리바바와 기술 개발에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알리바바는 지난 20일 중국에서 열린 압사라 콘퍼런스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대형 멀티모달 모델을 공개한데 이어서, 양사가 자율주행 플랫폼 외에도 AI 모델 운영을 클라우드 인프라로 이전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는 등 폭넓게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대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도 중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위라이드와 손잡고 중동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위라이드가 처음으로 중국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 물꼬를 틀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기술력까지 짚어봤고, 미국은 차단에 나섰습니다.
우리 기업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이번 규제가 발표되기 전부터 우리 자동차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웠었는데, 일단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국가 안보에 중대 위협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로 규제 대상을 한정하고 시행 시점도 2027년부터로 발표되면서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관련 부품 공급망을 넓히기 위해선 최소 2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해 왔는데, 통상 하반기에 다음 해 연식 차량이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 공급망 다변화엔 1년 반, 하드웨어는 4년가량이 확보된 셈이라, 대비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 금지에 따른 반사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전체 그림으로 보면, 어쨌든 중국은 이제 세계 자동차 시장의 메이저급이 됐어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당장 동맹 구축 소식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해외 완성차 업체와는 처음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포괄적 제휴를 맺었죠.
양사는 앞으로 주요 전략 분야에서 협력하고, 잠재적으로 내연기관부터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고요.
또 배터리 원자재 등 소재 조달까지 통합 소싱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공동생산에도 나서는데, GM이 미국 내 11곳을 비롯해 멕시코와 브라질,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현대차로선 지역별 시장 수요에 맞춘 탄력적이고, 민첩한 생산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고요.
더욱이 미국 현지에서 점유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GM과의 연대는 현대차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대미 통상문제 대응에도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다른 기업들 움직임도 활발한데요.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BMW와 손을 잡았고,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도 힘을 모으는 등, 너 할 것 없이 동맹을 맺으면서 '타도 중국'을 외치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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