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작된 대출 금리 인상…금융권 '백수저'는 어디에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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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중은행들이 또 대출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은 지양하라"는 금융당국의 메시지가 나온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 은행의 금리 인상이 다른 은행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타 은행보다 금리를 0.1%p만 더 높게 또는 낮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영업점 창구엔 손님이 끊기기도, 들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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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일부 시중은행들이 또 대출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은 지양하라"는 금융당국의 메시지가 나온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가계부채 목표치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가계부채 조절 방안 중 금리 인상은 라면수프와 같은 '마법의 가루'다. 가격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금리를 올리면 대출 수요는 쉽게 줄어든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안 잡힌다고 금리만 계속 올리는 시중은행들의 모습에서, 국물 맛이 안 난다고 라면수프만 뿌리는 초보 요리사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점이다.
지난 7~8월 5대 은행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무려 22차례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이후 "대출 관리를 이유로 손쉽게 이익을 늘리는 부적절한 방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금융당국과 은행은 "투기수요는 차단하되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은 과연 '투기 차단, 실수요 보호' 방침에 적합한가. 금리인상은 다주택자들의 투기 수요를 일부 억제할 수 있겠지만, 실수요자(무주택자)들이 품은 '내 집 마련의 꿈'도 함께 억누르는 조치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특히 그 압박은 이른바 '가진 자'들보다 '못 가진 자'에게 더 크게 가해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 은행의 금리 인상이 다른 은행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은행권 대출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타 은행보다 금리를 0.1%p만 더 높게 또는 낮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영업점 창구엔 손님이 끊기기도, 들끓기도 한다.
한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은행으로 소비자가 쏠린다. 결국 다른 은행도 대출 수요를 밀어내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난 7~8월 은행권에서 '금리 인상 릴레이'가 벌어진 이유다.
그러나 금리 인상 릴레이는 국민 시선에서 보면 사실상 '가격 담합'과 다를 바 없다. 독과점 시장에서 판매자들이 함께 가격을 조정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담합'이라 부른다.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금리는 계속 올리면서 예금 금리는 시장 흐름대로 낮춰 은행들의 '이자 수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은 국민들의 눈에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 요리사'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제작진이 던진 하나의 식재료로 요리 대결을 펼치지만, 셰프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녹여내 예상치 못한 각양각색의 요리를 선보인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관리에 획일적인 규제를 부과하는 대신 은행별 자체 대응을 요구한 이유는, 은행들이 일선 현장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투기 차단, 실수요 보호'에 부합하는 다양한 대책을 선보여달라는 의미일 테다.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삼는 금리 인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셰프를 '백수저'로 지칭한다. 시중은행들은 언제까지 라면수프에만 의존할 건가. 이제는 은행들이 금융권의 '백수저'로 거듭나야 할 때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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