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선한 온라인 세상을 위해

양선아 기자 2024. 9. 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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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놈, 판 놈, 본 놈 모조리 처벌하라"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앞 대학로에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낀 여성 6천여명이 모였습니다.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착취 범죄를 규탄하기 위한 여성들의 공동행동이었지요.

불법합성물 성착취 범죄 역시 연사들의 '우려 목록'에 올라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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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여성단체 71곳이 모인 ‘딥페이크 성범죄 아웃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만 가진 디지털성범죄 피해물 삭제·차단 요청 권한과 의무를 경찰에 부여하는 법안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만든 놈, 판 놈, 본 놈 모조리 처벌하라”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앞 대학로에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낀 여성 6천여명이 모였습니다.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착취 범죄를 규탄하기 위한 여성들의 공동행동이었지요.

1990년대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많은 이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낙관했습니다. ‘가장 다정한 전염’을 쓴 테드(TED)의 대표 크리스 앤더슨도 기술 낙관론자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2011년 이후부터 테드의 많은 연사가 온라인 세상의 허점을 이야기하고 실제로 온라인을 매개로 한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니 그의 생각도 바뀝니다. 연사들은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가 이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면서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게 되는 ‘필터 버블’ 현상을 문제로 짚는가 하면, 여러 나라 정부가 시민을 추적하고 통제하려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습니다. 불법합성물 성착취 범죄 역시 연사들의 ‘우려 목록’에 올라가겠지요.

크리스 앤더슨은 책에서 “인간의 문명은 신뢰와 협력에 의존하지만, 지금의 웹은 신뢰를 구축하기보단 악화하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바로잡는 일이 인류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인터넷이 아니라 관대함을 전염시키는 인터넷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책에 제시된 수많은 ‘다정한 전염’ 사례를 보며 흐뭇해지기도 하고, ‘이런 일이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했는데요. 주변에서 친절한 행동을 찾아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소한 행위로도 ‘다정한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당장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양선아 책지성 팀장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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