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반도체 겨울론' 날려버린 마이크론…반도체 대장들 일제히 급반등

권애리 기자 2024. 9. 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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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제 우리 증시가 모처럼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한국 증시를 이끌어가는 두 반도체 기업 주가가 크게 올랐어요.

<기자>

SK하이닉스 같은 경우는 하루 만에 무려 9% 넘게 오르는 그야말로 폭등세가 나타났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수직상승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삼성전자도 4% 넘게 올랐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서 2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7조 7천억 원어치를 팔고 떠났던 외국인들이 어제(26일) 한꺼번에 5천억 원어치 가까이 돌아왔습니다.

최근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이 두 기업의 주가가 무너지면서 같이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도 오랜만에 3%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우리 시장에서만 나타난 모습은 아닙니다.

어제 아시아의 주요 반도체 종목들 골고루 급등했고요.

오늘 새벽에 마감한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올랐습니다.

한 마디로 지금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해서 갑자기 긍정적인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사실 지난달 이후로 최근까지의 반도체 호황 주기가 끝나가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계속 나오면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요동쳐 왔습니다.

3분기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전보다 낮아져 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앵커>

권 기자 말대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도 반도체 업계가 어려워질 거다. 이런 전망이 있었는데, 어제는 많이 달랐네요. 이 배경도 분석해 주시죠.

<기자>

어제 우리 시장이 열리기 전에 새벽에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그들의 회계연도로 올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전망까지 같이 내놨는데요.

한 마디로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좋은 실적을 냈고요.

내년 1분기에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릴 거라면서 "반도체에 겨울이 올 기미가 없다"는 취지의 전망을 단호하게 내놨습니다.

마이크론은 우리나라의 양대 반도체 기업들 다음으로 세계 3위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개 기업 중에서 매 분기마다 제일 먼저 실적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마이크론이 발표하는 실적과 전망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신 분위기를 앞서서 알게 해 주기 때문에 '풍향계'라는 별명도 있는데요.

지난주에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폭락시킨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하나 있었죠.

친절한 경제에서도 전해드렸습니다.

한 마디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끝나간다.

AI 컴퓨터에 들어가는 HBM 반도체는 내년에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질 거고 PC나 스마트폰 수요도 둔화되면서 기존 D램 같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거다.

그러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최대 54% 한꺼번에 내렸었죠.

그런데 어제 마이크론 얘기는 "AI 메모리 반도체 만드느라 기존 D램 만드는 양도 줄여야 하는 판이다. 모든 첨단 제품에서 공급 대기가 빠듯하다. 한마디로 반도체 겨울이 올 리 없다"는 자신감을 보인 겁니다.

마침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도 메모리 반도체가 부족해질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와 정반대 내용인데요.

최신 업황을 보여주는 마이크론의 실적과 전망이 베인앤컴퍼니 보고서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수의 반도체 회사들 주가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앵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분위기이면 우리 수출 성적도 좀 기대해도 될까요?

<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산업 분야의 수출이 잘 되는 게 지금 우리 경제의 동력입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안 그래도 지금 수출에 기대고 있는 측면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데, 여기서 우리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까지 업황이 이대로 가라앉으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일단 '반도체 겨울'이 벌써 오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차세대 AI 수요가 강력하다는 분위기가 좀 더 커진 거죠.

마침 SK하이닉스는 어제 좀 더 발전한 AI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올해부터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들에 납품할 준비까지 됐다는 얘기입니다.

AI 개발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고객사들이 더 발전된 반도체를 요구하는데 부응할 수 있으면 그만큼 AI 개발 속도도 더 빨라지면서 계속해서 반도체 수요가 또 창출되는 선순환까지 이를 수 있겠죠.

다음 달에 나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서 좀 더 확실해지겠지만, 일단 지금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가장 큰 힘인 반도체 수요가 쉽게 빠지지 않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좀 더 커졌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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