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만 좋으면 무조건 삽니다”... 거품꼈다더니 HBM 내년 물량까지 완판
AI칩 블랙엘 대량생산나서
고부가 HBM3E 수요 급증
SK, 엔비디아에 12단 공급
“삼성도 곧 공급 개시할듯”
내년엔 6세대 HBM4 승부
고객 주문형 제품 특성상
HBM 공급과잉 가능성 적어
반도체업계에선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허점이 많다고 보고 있다. HBM은 범용 D램과 달리 ‘맞춤형’ 제품이라서 고객사 승인을 얻어야 양산·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HBM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2년에는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 그쳤으나 2027년에는 51억달러(약 6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봤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HBM 영업이익률이 53%에 달할 것이라며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공급 과잉론에 선을 그었다. 이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 블랙웰에 탑재될 전망이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에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이라며 “내년 캐파(CAPA·생산능력)와 관련해선 고객사와 협의가 완료됐으며 올해보다 2배 이상 출하량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I 시장 확대에 힘입어 엔비디아의 AI칩에 탑재될 HBM3E 12단 수요 역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올해 4분기에 차세대 AI 전용칩 ‘블랙웰’ 대량생산에 돌입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고성능 ‘블랙웰 울트라’를 내놓을 예정이다. 모건스탠리마저도 “엔비디아가 올해 4분기에 블랙웰을 45만개 출하할 것”이라며 “기존 H200칩 수요도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HBM3E 12단 시제품의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 통과 여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을 올해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BM은 맞춤형 반도체라서 품질 검증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호환성 문제만 해결한다면 삼성전자가 8단 제품 검증을 통과하면 12단 제품도 통과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3E 8단과 12단 제품도 연내에 엔비디아 품질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8단 제품은 조만간 검증 및 승인을 앞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전날 임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절박함을 가지고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경쟁력 회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도출됐고 이젠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을 집약해서 내년에 HBM4를 출시하고 2026년 HBM4E(7세대)를 양산하며 2027년에는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한 차량용 HMB4E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와 협업해 내년 출시 목표로 HBM4를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받침대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에 TSMC 로직 선단 공정을 처음 적용해서 성능과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SK하이닉스 10나노 6세대(1c)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해 2026년 HBM4E를 양산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성승훈·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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