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진출’ 사카구치 켄타로 “희귀템 ♥일까, 자신감 조금 붙어” (종합)[DA:인터뷰]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2024.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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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소년미 넘치는 매력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33)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0년 일본 현지에서 모델로 데뷔, 2014년 영화 ‘샨티 데이즈 365일, 행복한 호흡’을 계기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사카구치 켄타로. 그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너와 100번째 사랑’을 비롯해 일본판 드라마 ‘시그널’과 ‘그리고, 살아간다’ 등에 출연하며 성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지난 2018년 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국내 개봉을 앞두고 첫 내한했으며 일본 현지에서 2019년과 2022년 진행된 ‘MAMA’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에서 첫 팬미팅도 진행했다.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진 가운데 사카구치 켄타로가 드디어 한국 작품에 정식으로 진출했다. 9월 27일(금) 오후 8시 첫 공개를 앞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작품에 출연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2005년 한국의 공지영과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 두 소설가가 각각 여자와 남자의 관점에서 하나의 로맨스를 풀어나간 한일합작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홍’과 우연히 재회하는 ‘준고’ 역을 맡아 이세영과 진한 멜로로 호흡을 맞췄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미 약 5년 전 즈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영화로 제안 받았다고.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미뤄지다 드라마 대본으로 마주했다고 설명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서로 국적이 다른 일본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가 우여곡절 끝에 많은 시간을 돌아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두 사람의 만남, 애정을 나누는 시간, 행복한 시간, 엇갈려서 이별하는 시간과 그리고 재회까지 애정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는 작품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러브스토리지만 굉장한 것을 보여주는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약 20년 전의 소설을 영상화한 가운데 사카구치 켄타로는 “한국과 일본의 거리감과 태어난 장소만 다를 뿐 시간이나 사랑의 거리는 20년 전과 다르지 않은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만날 때 어디쯤인지, 왜 안 오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볼 수도 있는 시대지 않나. 현재의 시점이 되면서 애정의 표현도 좀 더 직접적으로 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 정보 전달이 잘 되니 애정의 교환도 예전보다는 밀접하게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세영과 멜로로 만난 사카구치 켄타로는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더욱 감정에 이입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대사를 외우는 속도가 빠른 편이고 읽고 외울 때는 감정까지 같이 넣어서 읽지는 않는 편이다. 막상 현장에 가면 감정의 강도가 커지고 성량이 크게 가미가 되면서 예상보다 감정이 굉장히 크게 나올 때도, 작게 나올 때도 있었다. 그럴 때 스스로 준고에게 이입했구나 생각이 들더라”면서 “홍이 한국어로 화를 낼 때 슬퍼지는 순간도 있었다. 이세영 씨가 일본에 와서 느꼈을 고독감이 겹쳐서서 전달될 때 더욱 더 감정이 이입되더라”고 고백했다.
한국과 문화가 다른 일본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준고의 시선에서 아이디어도 냈다고. 사카구치 켄타로는 “대본 완성 전에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사랑한다’ ‘좋아한다’ 등 다양한 표현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감정적으로 파워풀한 신에서만 그런 대사를 사용한다. 대본에 ‘사랑한다’는 워딩이 너무 많아서 준고의 입장에서 ‘너무 많지 않냐, 가볍게 취급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그런데 감독님은 오히려 ‘준고가 애정 표현을 더 해야 하는데 덜 적혀 있다’고 반대의 의견을 내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문화적 차이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감독님이 ‘켄타로 배우가 준고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게 정답일 거라고, 적게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면서 “아마 그렇게 표현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홍은 더 많이 듣고 싶었으나 듣지 못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들이 이별한 것 아닐까 싶다. 준고는 할 만큼 다 했다고 하지만 홍은 더 해야 한다는 차이가 그들의 엇갈림을 타당하게 한 드라마틱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보는 준고와 홍의 멜로는 ‘사랑의 전 단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의 준고와 홍은 서로에게 애정을 갈구했고 이해를 바랐다. 하지만 사랑은 스스로 희생하고 나서야 상대방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은 사랑의 전 단계를 겪은 것 같다. 5년 후 조금 더 어른이 되어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조금 더 고민한 후의 사랑이 좀 더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극 중 대사에서도 나오는 ‘사랑의 유효기간’에 대해서는 “없다고 생각한다. 감성적인 말일 수 있지만, 만나자마자 인연이 생기진 않지만 어떤 인연이 생기는 순간 영원히 끊어질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처음으로 한국 작품에 도전한 사카구치 켄타로. 그는 각국의 제작 현장의 특별한 차이는 없다면서도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테스트 촬영을 거의 하지 않고 바로 본 촬영에 들어갔다. 배우가 첫 연기하는 첫 감각,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해 많이 노력해주셨다. 일본에서는 한 순간을 주의 깊게 보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라기보다는 우리 작품의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의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한국 진출 소감으로는 “더 많은 국가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기자가 “‘한국 팬들이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던데 진짜 그 이유를 모르냐”고 묻자 가슴에 손을 얹으며 “지금은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며 웃었다. 스스로 분석한 인기 요인으로 “가끔 오는 것, ‘희귀템’에 대한 열정이지 않았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한국에서 인기가 있다고 들었지만 내가 여기서 작품을 한 적도 없는데 스스로 얘기하기 애매한 상황이었다. ‘조금’이라고 했지만 이제 아는 분이 많아지고 스트리밍 채널이 많아지면 허들이 낮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 작품을 더 많이 봐주실 거고 ‘사랑 후에 오는 것들’도 공개되면 당당히 ‘한국에서 작품도 했고 인기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스스로 애정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본능적으로 선택해왔다는 사카구치 켄타로. 그는 “아마 내 안에 장르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을 텐데 눈으로 보여지는 건 없는 것 같다. 범죄물도 좋아하고 미스터리도 러브 스토리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시도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에 대해서는 “한국에 왔을 때 경호원 분들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눈에 띄는 일을 많이 하지만 경호원, 통역사 등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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