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가득한 가을… 수목원 나들이 어때요 [지방기획]
봉화 백두대간수목원, 亞 최대 규모
덩굴정원 등 38개 전시원 재미 쏠쏠
지역 농가와 상생 위한 페스티벌도
세종수목원, 도심 속 힐링 여행 제격
금·토 야간 개장… 마술·버블쇼 볼만
정원장터 열고 전통문화 체험 기회도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형형색색으로 물든 자생식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자생식물과 특산식물 등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양욕식물원과 덩굴정원, 모험의숲, 추억의정원, 야생화언덕, 매화원, 나비정원 등 38개 전시원을 골라 즐길 수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자생식물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지역상생 축제를 열고 있다. ‘봉자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올해 축제는 이날부터 10월6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서울·대구·영주·안동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축제기간 수목원 이용은 무료다. ‘꽃바람으로 물든 봉화 무릉화원’을 주제로 봉화 계약재배 농가가 재배한 자생식물인 구절초와 추산쑥부쟁이, 산국 등을 만날 수 있다. 봉자페스티벌은 남녀노소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특화 콘텐츠로 관람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봉자페스티벌은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에는 개원 이래 최다 관람객인 8만506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28일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키즈탐험대’가 펼쳐진다. 이번 행사에서는 회차별로 60명이 참가한다. 참여 대상은 초등학교 4~6학년 자녀를 둔 가족이다. 어린이가 탐험대원이 돼 열매를 관찰하고 미션을 수행해 탐사지도를 완성하는 에코티어링 교육이다. 이 행사는 지난 5월에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에서 4.6점을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선선해진 가을밤에 도심 속 힐링 여행지를 찾는다면 세종시 국립세종수목원이 제격이다. 화려한 불빛 아래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이 있는 국립세종수목원은 25개 전시원에 3759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사계절전시온실 내 특별전시온실에서는 식물의 향기를 주제로 10월13일까지 ‘피노키오의 향기로운 모험’이라는 특별전시를 진행한다.
국립세종수목원은 10월12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야간 개장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버블쇼와 마술쇼 등 문화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한복 및 호롱불 대여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10월17일부터 11월3일까지 가을꽃 전시인 ‘전통이 세록세록’을 개최한다. 국립세종수목원 전통정원 일원을 중심으로 구절초 등 다양한 가을꽃과 어우러진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가을꽃 전시 기간에 지역문화예술인 문화공연과 지역 소상공인이 식물 및 용품을 직접 판매하는 정원장터도 운영한다.
신창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수목원과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돼 골라 즐길 수 있다”면서 “수목원과 함께 오감으로 가을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지방 소멸이 시대적 과제로 떠올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봉화군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
2019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지역상생사업은 지역에 소재한 임·농가를 대상으로 자생식물 대량 재배 및 품질관리 기술을 보급하고, 위탁 재배된 자생식물은 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에 공급하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지역 임·농가가 지역상생사업을 통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3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한창술 백두대간수목원장은 “지역 소멸 방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지역 내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수목원 시설을 개방해 전시원을 예식장으로 활용하고 친환경 예식 소품을 지원해 예식비 부담을 덜어주는 등 지역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 상생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국립세종수목원,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 북부에 위치한 봉화군은 인구가 점차 줄어들어 지난해 3만명선을 붕괴했다. 그야말로 인구 소멸 최전선에 있는 지역이 됐다. 이런 위기 속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수정원)은 지방 소멸 극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지역 임업인과 농가, 예술인, 소상공인과 함께 지역 상생사업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심상택(사진) 수정원 이사장은 26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방 소멸 방지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 농가에 기술 지도 및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봉화의 16개 농가에서 지역상생 계약 재배 사업으로 생산한 16종 약 23만본이 무사히 납품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19년부터 지역 임·농가를 대상으로 자생식물 대량 재배 및 품질관리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임·농가가 위탁 재배한 자생식물로 전시원을 채운다. 실제로 백두대간수목원은 최근 5년 동안 봉화지역 145개의 임·농가에서 재배한 116종 259만2000여본의 자생식물을 활용해 봉화지역 자생식물 축제인 ‘봉자페스티벌’과 ‘백두대간 가든하이킹’ 등을 펼쳤다. 이런 성과를 방증하듯 지난해 백두대간수목원은 관람객 25만1000여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심 이사장은 “지역상생축제를 통한 관광 활성화로 백두대간수목원에 봉화군 인구의 8배에 해당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면서 “올해는 지역축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경북의 대표 축제인 봉화은어축제와 연계한 반두잡이 체험 티켓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입장권과 함께 판매해 관람객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청 ‘2024년 꼭 가봐야 할 수목원 10선’에 선정되는 등 관광지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지난해 대한민국 식물원과 수목원 우수교육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산림교육센터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처음 실시한 ‘백두대간 마을정원사 양성 과정’은 생업에 종사하는 지역 임·농가 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교육을 수료한 마을정원사 23명은 지역의 미래세대 인구 유입과 살기 좋은 마을 조성을 위한 지역 가드너로 활동을 펼친다.
심 이사장은 “인구 유출 및 지역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육 운영을 통한 지속 가능한 상생발전이 중요하다”면서 “지역 인재를 고용해 숲 교육 활동을 전담하는 위촉강사제를 운영하고 지역 장애인 기업과 협력해 교육에 필요한 교보재를 제작하는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봉화=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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