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유지하길 잘했네”… 월 25만원씩 5년이면 공공청약 가능
다자녀·신혼부부 특공엔 납입액보다 기간과 횟수 중요
향후 아파트 청약 가점 커트라인 높아질 듯
오는 11월부터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에 월 25만원씩 5년 동안 꼬박꼬박 부을 경우 공공분양주택 당첨선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최대 월 10만원의 납입액으로는 약 1500만원의 당첨선을 맞추는 데 12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월 25만원씩 5년이면 가능해지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오는 11월부터 청약통장의 월 납입 최대 인정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하겠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현재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매달 최소 2만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주택 청약에서는 월 10만원까지만 납입액으로 인정해 저축 총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공공주택 청약에서 당첨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약 1500만원의 저축 총액 요건을 채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월 최대 납입 인정액인 10만원을 매달 내더라도 12년을 꼬박 채워야 했다.
역대 공공분양주택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을 보였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의 당첨자 청약통장 저축 총액은 2550만원에 달했다. 이 경우 청약통장에 월 10만원씩 21년 넘게 납입해야 당첨선에 다다를 수 있었다.
오는 11월부터 월 최대 인정액인 25만원을 매달 청약통장에 납입할 경우 이 같은 인기 공공주택 청약 당첨선에 도달할 수 있는 기간이 기존 21년에서 10년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공공분양주택 당첨을 위한 유형별 전략으로는 공공분양‧국민주택 가운데 노부모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노릴 경우 월 납입 인정액이 중요하기 때문에 월 25만원씩 납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공공분양주택 다자녀·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청약통장에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서 납입 횟수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무리해서 매달 25만원씩 부어야할 필요는 없다.
청약통장에 선납금 제도도 도입한다. 매월 청약통장에 저축하지 않았더라도 저축 총액을 한꺼번에 채울 수 있는 제도다. 최대 5년 치인 600만원을 미리 납입하면 5년 뒤 저축 총액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월 납입급을 선납한 가입자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은행에 방문해 상향액을 다시 납입하면 된다. 오는 11월 1일 이후 도래하는 납입 회차부터 가능하다.
기존 입주자저축(청약 예·부금, 청약저축) 가입자들도 청약통장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청약저축은 공공청약만 신청이 가능하고, 청약 예·부금은 민영청약에만 신청할 수 있었다. 다만 청약 기회를 확대하는 유형의 경우 기존 가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신규 납입분부터 인정한다.
기존 입주자저축 가입자가 청약을 신청한 경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전환 신청을 할 수 없다.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의 전환 가입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9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청약통장의 금리도 올라간다. 정부는 현행 2.0~2.8%였던 청약통장 금리를 지난 23일부터 2.3~3.1%로 0.3%포인트(p) 상향했다. 다만 청약통장 금리 인상 전 납입분은 종전 금리를 적용한다.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도 오는 11월부터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약제도 개편과 함께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범위가 확대되면서 청약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오는 12월부터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기준이 수도권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 5억원 이하로 지방은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 3억원 이하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저축통장 가입자를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면서 민간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청약 가점 커트라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비아파트를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요건을 완화하면서 무주택 기간 가산점 당첨 커트라인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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