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25만부 팔린 ‘성매매 여성 리스트’ 이야기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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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7년 영국 런던에서 여성들에 대해 이런 내용이 담긴 책자가 간행됐다.
이곳에서 활동한 성매매 여성들의 이름과 특성을 상세하게 담은 '해리스의 코번트가든 여자 리스트'라는 제목의 책자였다.
이 책자는 1795년 종간될 때까지 25만부나 팔린 은밀한 베스트셀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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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가든의 여자들
핼리 루벤홀드 지음, 정지영 옮김, 권김현영 해제 l 북트리 l 2만2000원
1757년 영국 런던에서 여성들에 대해 이런 내용이 담긴 책자가 간행됐다. “루시 쿠퍼. 유흥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 중에 생기 넘치는 루시가 이룬 성공을 모르는 이는 없다. 이목구비는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머리는 갈색이며, 인상은 부드럽고, 태도는 고상하다./러브 양. 재미있는 이야기꾼이고, 재주가 뛰어나다. 최근 서인도제도에서 건너온 그녀의 외모는 이 나라에서 드물기 때문에 꽤 비싼 편이지만, 그 가치에 비하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다. 18살쯤 되었고, 어떤 미국인이 정부로 삼았다고 한다.”
지금은 런던의 주요 관광지이지만 1700년대엔 술집과 성매매 업소가 즐비했던 코번트가든. 이곳에서 활동한 성매매 여성들의 이름과 특성을 상세하게 담은 ‘해리스의 코번트가든 여자 리스트’라는 제목의 책자였다. 이 책자는 1795년 종간될 때까지 25만부나 팔린 은밀한 베스트셀러였다. 38년 동안 꾸준히 개정됐다. 1천명이 넘는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내용이 기록됐다.
18~19세기 영국 여성사 등을 연구하는 저술가인 지은이는 당대 최고의 환락가 코번트가든에서 생활했던, ‘해리스 리스트’의 첫 저자이자 가난한 시인, 포주 대장, ‘고급 성매매 여성’ 등 이 책의 저작권자 3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시절 풍속사를 세밀하게 전한다.
책의 말미에는 ‘코번트가든 애호가 목록’이 첨부돼 있다. “여자들의 고객과 정부의 이름은 역사 속에서 제대로 조명된 적이 없다. 자료를 검토한 끝에, ‘매춘’을 아주 사랑했던 고객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여성의 리스트만큼이나 흥미로운 남자들의 목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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