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농협이 간다] 국산 도토리로 ‘해너른’ 묵 생산 … 전국서 러브콜

서륜 기자 2024. 9.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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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 판교농협(조합장 지용주)이 도토리묵 가공·판매 사업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지역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도토리묵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판교농협은 연간 약 250t의 도토리를 지역은 물론 전국 농가에서 들여온다.

이선호 도토리묵 가공공장장은 "전국 어느 곳에나 있는 하나로마트를 유통망으로 활용한 데다 신토불이 제품이라는 것을 부각하면서 도토리묵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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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농협이 간다] 판교농협
연간 250t 사들여 가공 … 31억 매출
저가 중국산 공세 ‘신토불이’로 대응
원료 확보 어려움 커 … 밤묵 개발 나서
충남 서천 판교농협 지용주 조합장(오른쪽)과 이선호 도토리묵 가공공장장이 금속 검출기를 통과한 제품의 포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충남 서천 판교농협(조합장 지용주)이 도토리묵 가공·판매 사업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지역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도토리묵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판교농협은 연간 약 250t의 도토리를 지역은 물론 전국 농가에서 들여온다. 이렇게 사들인 100% 국내산 도토리로 묵(브랜드명 ‘해너른’)을 만들어 제주를 포함한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 600여곳에서 판매한다.

매출액은 꾸준히 성장해 현재 연간 31억원가량이다. 지역농협 가공공장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몇 안되는 곳으로서 직원들이 가진 자부심이 상당하다.

묵 가공공장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ISO 9001(품질경영)’ 인증을 받았고, 제품은 정부로부터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판교지역은 과거 도토리묵 생산지로 널리 이름을 날렸다. 서울의 대형 시장에 판교산 도토리묵이 제때 공급되지 않기라도 하면 시장 자체가 열리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 묵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중국산과 경쟁하려 일부 제조업자가 밀가루와 옥수수가루를 섞은 묵을 팔면서 판교 묵의 명성은 곤두박질쳤다.

판교농협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1998년 묵 가공공장을 설립했다. 옛 방식을 고집해 국내산 도토리만으로 우직하게 묵을 생산해내면서 조금씩 신뢰를 회복해나갔다.

이선호 도토리묵 가공공장장은 “전국 어느 곳에나 있는 하나로마트를 유통망으로 활용한 데다 신토불이 제품이라는 것을 부각하면서 도토리묵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토리의 특성상 해거리 현상으로 몇년마다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최근에는 산림과 야생동물 보호를 목적으로 입산 통제를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아 도토리 채취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숙제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밤묵 개발에도 나섰다. 밤묵은 외관상으로는 도토리묵과 유사하지만 약간 떫은맛이 있는 도토리묵과 달리 밤이 가진 특유의 단맛을 가미해 젊은 고객의 마음을 잡기에 안성맞춤이라는게 농협 설명이다.

지용주 조합장은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맛 좋은 도토리묵을 공급하고, 농가에는 도토리의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는 일념으로 묵 가공사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도토리묵을 만들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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