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쿠다' 혁명에…SK하이닉스·LG도 '소프트웨어' 힘 준다
차세대 제품 시장 장악하려면 SW 경쟁력 필수…'업계 표준' 노려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반도체·가전 등 기존 하드웨어 중심 제조기업들이 소프트웨어에도 힘을 주기 시작했다. 차세대 제품·기술 시장을 장악하려면 이를 구현할 자사 소프트웨어로 생태계를 미리 조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른바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쿠다'(CUDA)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 CXL 선점…SK하이닉스 SW, 리눅스 탑재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최근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메모리 구동을 최적화해 주는 자체 소프트웨어(HMSDK)를 세계 최대 오픈소스 운영체제(OS) 리눅스에 탑재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반도체를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다. AI 수요가 늘고 발달이 가속하면서 덩달아 AI 학습·추론 데이터양도 폭증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HMSDK는 기존 메모리와 확장된 CXL 메모리 간의 대역폭에 따라 차등적으로 메모리를 할당해 기존 응용 프로그램을 조정하지 않고도 메모리 패키지의 대역폭을 30% 이상 확장해 준다. 또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를 더 빠른 메모리로 옮겨주는 '접근 빈도 기반 최적화' 기능을 통해 기존 시스템 대비 성능을 12% 이상 개선해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CXL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이을 차세대 AI 메모리로 꼽힌다. SK하이닉스도 96GB(기가바이트), 128GB 용량의 CXL 2.0 메모리에 대한 고객사 인증을 진행 중이며 연말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MSDK가 리눅스에 탑재된 만큼 CXL 기반 OS의 업계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리눅스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OS다. 스마트폰·자동차·가전 기기 등 대다수 기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들도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된다.
한국어 성능 특화 LLM 'LG 엑사원 3.0'…생성형 AI 생태계 확대
LG(003550)가 국내 최초 오픈소스로 공개한 최신 AI 모델 '엑사원(EXAONE) 3.0'도 대표 사례다. 지난달 선보인 엑사원 3.0은 LG가 자체 개발한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이다. LLM은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AI 모델이다.
엑사원 3.0의 강점은 글로벌 LLM과 비교해 특화된 한국어 성능이다. LG AI연구원이 공개한 벤치마크(성능평가 지표) 결과에 따르면 엑사원 3.0의 한국어 평가 점수는 74.1점에 이른다. 수학·코딩 등 13개 영역에서도 메타의 라마 3.1과 구글의 젬마 2 등 빅테크 LLM을 앞섰다.
LG는 이를 기반으로 자사 주도의 생성형 AI 생태계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엑사원 3.0을 탑재한 LG 제품과 서비스도 출시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엔비디아 성공 사례가 동력…테슬라는 아예 SW로 승부수
하드웨어 중심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과 확산에 나선 건 차세대 제품·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엔비디아의 쿠다가 좋은 선례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반도체 패키지로, 흔히 이해하기 쉽게 'AI 반도체'나 'AI 칩'으로 불린다. AI 가속기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을 붙여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시장 장악에는 쿠다의 역할이 컸다. 쿠다는 엔비디아의 GPU에서만 구동된다. 수년간 쿠다를 경험한 AI 개발자들은 엔비디아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정체성까지 바꿀 태세다.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에 사실상 승부수를 걸면서다.
이는 테슬라가 개발한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라이선스 판매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중국 등 전기차 업체와의 하드웨어 패권 다툼보다 완전자율주행 선점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서비스 판매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좌우하는 시대"라며 "하드웨어 기업들의 차세대 제품 시장 선점을 위한 소프트웨어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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