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내 밑진 장사…화이트삭스, 예고된 재앙

이두리 기자 2024. 9. 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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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영입은 번번이 실패
팀 옮긴 유망주는 대폭발
현지매체 추락 원인 분석
시카고 화이트삭스 앤드류 베닌텐디(위), 크리스 플렉센. AP·AFP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는 이번 시즌 전례 없는 암흑기를 겪고 있다. 21연패를 하며 아메리칸리그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쓴 데 이어 시즌 120패로 MLB 역대 한 시즌 최다패 타이기록까지 작성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시카고의 지난 10년을 분석해 추락의 원인을 따졌다. 매체가 지적한 가장 큰 요인은 전략적 선수 영입의 실패였다.

시카고는 2014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인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멜키 카브레라, 애덤 라로쉬를 영입하는 데에 1억1000만달러(한화 약 1462억1200만원)를 투자했다. 또한 내야수 마커스 시미언과 선발 투수 크리스 배싯을 오클랜드로 트레이드하며 제프 사마자를 영입했다. 디애슬레틱은 이 섣부른 계약이 시카고에 닥친 재앙의 서막이라고 봤다.

오클랜드에서 시미언은 2019시즌 33홈런 10도루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폭발했고 2021시즌에는 아메리칸 리그 2루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배싯은 오클랜드를 거쳐 토론토로 이적한 2023시즌 16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 투수가 됐다. 반면 거액을 들여 영입한 라로쉬는 이적 첫 해 타율 0.207을 기록했고 데이비드 로버트슨은 같은 해 7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시카고는 2016년 당시 신인이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하고 베테랑 투수 제임스 실즈를 영입했다. 디애슬레틱은 이 트레이드를 ‘최악의 실수’라고 평가했다. 실즈는 시카고 이적 이후 성적이 급격히 악화하며 세 시즌 간 77경기에서 평균자책 5.31을 기록했다.

시카고는 2022시즌을 마무리한 뒤 2018년 월드 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고 2021시즌 아메리칸 리그 좌익수 부문 골든 글러브에 선정된 앤드류 베닌텐디와 5년 7500만 달러(한화 약 996억 8250만 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베닌텐디는 2023시즌 타율 0.262, 2024시즌 타율 0.228로 부진했다.

시카고는 지난 10년간 리그를 대표하는 거물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이들을 팀에 적응시키는 데에 실패했다. 전도가 유망한 신인 선수들은 시카고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다른 팀으로 유출됐다. 메이저리그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시카고에서 1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선수는 개럿 크로셰와 KBO리그 두산에서 뛰었던 크리스 플렉센뿐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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