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주며 한숨, 더 시키면 돈 받아"…'3포기=9만원' 식당 울상[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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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만들어야죠. 김치니까..."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C씨는 "배추가 비싸니 어쩔 수 없다"며 "국산 배추와 고춧가루를 사서 직접 김치를 만든다"고 했다.
식당을 찾은 50대 김모씨는 "배춧값이 비싼 건 알고 있다"며 "물가가 너무 올랐다. '김치 먹기 힘든 세상까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1만6000원 하는 중국산 김치를 하나 사 봤는데 맛이 좀 달랐다"며 "중국산 김치를 쓰니 손님들이 (김치를) 많이 남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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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만들어야죠. 김치니까..."
26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인근 식당가. 김치를 만들기 위해 배추를 다듬던 A씨가 이렇게 말했다. 칼국숫집을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김치플레이션'(김치+인플레이션)을 실감한다고 했다. 이날 장사를 위해 A씨는 배추 3포기를 9만원에 샀다고 했다.
A씨는 "배추가 굉장히 비싸다"며 "중국산 김치는 맛이 달라서 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칼국숫집은 김치가 중요하다. 손님들이 김치 맛에 민감하다"며 "특히 주부 손님들은 중국산 김치를 귀신같이 알아챈다"고 했다.
보쌈집에서 일하는 B씨는 "김치가 아니라 금(金)치"라고 말했다. 김치를 많이 달라고 말하는 손님들에게 "네"라고 답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B씨는 "보쌈집은 김치가 생명"이라며 "가격이 비싸져도 김치양은 줄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장철 직전 배추가 원래 비싸긴 해도 이런 가격은 처음 본다"고 했다.
김치를 추가하면 돈을 더 내야 하는 식당도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C씨는 "배추가 비싸니 어쩔 수 없다"며 "국산 배추와 고춧가루를 사서 직접 김치를 만든다"고 했다.
식당을 찾은 50대 김모씨는 "배춧값이 비싼 건 알고 있다"며 "물가가 너무 올랐다. '김치 먹기 힘든 세상까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치찌개와 고기를 주메뉴로 삼는 식당 주인 D씨는 "김치를 줄일 수 없다. 한국에서 김치를 반찬으로 안 내놓는 식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쌓아놓은 배추를 가리키며 "조금 있으면 저것도 동난다"며 "또 사러 가야 하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38년째 한 자리에서 아귀찜을 하는 50대 E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중국산 김치'를 샀다고 했다. 그는 "1만6000원 하는 중국산 김치를 하나 사 봤는데 맛이 좀 달랐다"며 "중국산 김치를 쓰니 손님들이 (김치를) 많이 남긴다"고 했다.
한국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1포기 가격은 26일 기준 9680원으로 1년전 6193원보다 56.31% 급상승했다.
올여름 폭염이 국내 배춧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 생산지인 강원 지역 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다. 배추는 생육 적정온도가 18~20도 수준인 대표적인 저온성 채소다.
손재호 태백 고랭지배추 공선출하회장은 "배추가 보통 여름 최고기온이 25도 정도로 선선해야 재배가 잘 된다"며 "이번에는 30도 넘는 날이 많았기에 재배가 어려웠다. 체감상 평년 대비 수확량이 70% 정도 감소한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 등을 수입해 국내 도매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7일 중국산 배추 16톤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요식업자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우리는 늘 국산 배추를 쓰는데 (중국산과) 맛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E씨도 "중국산 배추는 맛이 없다"며 "중국산 배추를 사서 우리가 직접 담그면 시판 중국산 김치보다는 낫겠지만 그래도 별로일 것"이라고 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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