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류 제조 선도기업… 60년간 국내 자동차 부품 및 기계산업 발전 기여
㈜광신기어가 보유한 장비들. 광신기어 제공 |
㈜광신기어가 보유한 장비들. 광신기어 제공 |
광신기어의 역사는 한국 산업 발전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4년 광신과학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972년 산업용 기어류 양산을 개시했다. 1984년 법인 전환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8월엔 플랜트 전문 기업 ㈜함창에 인수되며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광신기어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고품질 기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으로는 스프로킷 기어, 세타 엔진 기어, 탠덤 펌프 헤드 기어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부품 시장 진출을 위해 HL만도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다수의 특허와 인증으로 입증된다. 자동차 품질경영시스템 국제 인증인 IATF 16949를 비롯해 기업부설연구소 인증, 소부장 전문 기업 인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노비즈, 메인비즈, 뿌리기업, 성과공유기업 인증 등을 통해 기술 혁신성과 경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매출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64억 원, 2023년 1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20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광신기어 관계자는 “60년의 역사 동안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다”며 “중장비와 지게차용 감속기에서 오토바이용 기어, 자동차 전용 기어류로 주력 제품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동화 설비 도입과 연구개발 강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광신기어는 시의적절한 경영 판단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다. 중국 제품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자 과감히 전략을 전환해 자동차 전용 기어류의 내수 생산에 집중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연구개발용 시제품 기어 생산에서의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었다.
금융권과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A∼BBB 등급을 받은 광신기어는 재무적 안정성도 갖추고 있다. 이는 장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품질관리 시스템, 지속적인 혁신 노력의 결과로 평가된다.
올 8월엔 해외 플랜트 건설 전문 기업 함창에 인수돼 화제가 됐다. 이는 함창의 사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5년간의 면밀한 검토 끝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함창은 1988년 설립 이후 해외 담수화 플랜트, 대형 저장탱크 플랜트, 발전 플랜트 건설을 주요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함창으로선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다각화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해당 M&A에 대해 함창 측은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신기어를 인수함으로써 함창은 단순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장수 기업의 핵심 가치는 영위 업종에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시장에서의 신뢰와 존경, 즉 로열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로 정형화 탈피해 혁신”
[인터뷰] 함영빈 ㈜광신기어 대표
함 대표는 “광신기어는 기어류 생산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기계설비 장치, 정밀 측정기, 인적 구성 등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안산과 시화공단에 60여 개의 기어류 제조업체가 존재하지만 광신기어와 같은 규모와 설비를 갖춘 기업은 전국적으로 드물다고 한다.
향후 계획에 대해 함 대표는 “인수 이후 함창은 광신기어의 기존 생산 제품을 안정화하고 생산 시설의 공간을 확대해 신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기관 및 정부기관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업무 효율성 및 근로 환경 개선을 통해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의 역할이 달라졌다고 본다. 과거의 오너는 수직적인 지시와 성과 위주의 경영을 했다면 지금은 리더십의 기본을 중요시하며 직원들과 수평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함 대표는 자동차 부품 산업의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창은 2030년까지 광신기어를 매출 600억 원 규모의 중견 제조 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재정적 안정화, 발전적 기업 문화 조성 및 근로 환경 개선 등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함영빈 대표는 “그동안 광신기어는 업력과 기술력에 비해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환경 개선 등으로 정형화된 제조 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혁신을 추구하는 장수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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