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거장의 혼 깃든 ‘투란도트’, 압도적 감동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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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에선 2년마다 '투란도트'를 공연하는데 항상 체피렐리 연출판을 무대에 올립니다. 늘 '다른 연출의 투란도트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죠."
2019년부터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 부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 트레스피디 연출은 "내가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아레나 디 베로나의 오페라를 한국에 가져오는 게 첫 번째 뜻깊은 일이지만 전설적 연출가 프랑코 체피렐리(1923∼2019)의 작품을 공연하는 것도 내게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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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축제 부감독이 그대로 재현
내달 12~19일 서울 잠실벌 달궈
“한국 관객들 입 벌린채 감동할 것”
2019년부터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 부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 트레스피디 연출은 “내가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아레나 디 베로나의 오페라를 한국에 가져오는 게 첫 번째 뜻깊은 일이지만 전설적 연출가 프랑코 체피렐리(1923∼2019)의 작품을 공연하는 것도 내게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로 살던 내 인생을 바꾼 게 1995년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그를 만난 일이었죠. 한국 관객들도 이번 공연을 ‘입을 벌린 채’ 감동해서 보시게 될 겁니다.”
영화감독 겸 오페라 연출가였던 체피렐리는 198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의뢰로 무대 바닥의 십자 장식과 주인공 투란도트의 푸른 옷이 특징인 ‘투란도트’를 선보였다. 이 체피렐리판 투란도트는 첫 공연부터 격찬을 받은 뒤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기념 문화행사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이탈리아 스칼라 오페라 극장의 ‘투란도트’도 체피렐리 연출판을 사용했다.
트레스피디 연출은 “체피렐리는 연출가에 그치지 않고 무대 미술과 조명 등 무대 전체를 진행하고 운영했다”고 전했다.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그가 비제 ‘카르멘’ 무대를 설치하는 걸 봤는데, 다리가 불편했던 체피렐리는 45m 높이의 꼭대기를 올려다보다 ‘나를 저기 올려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결국 올라가서 모든 무대를 하나하나 칠하셨죠.”
이번 공연은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 음악감독인 다니엘 오렌이 지휘를 맡고 소프라노 올가 마슬로바, 옥사나 디카, 전여진이 타이틀롤인 투란도트 공주로, 테너 마르틴 뮐레와 아르투로 차콘 크루스가 칼라프 왕자 역을 노래한다.
전여진은 “올해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에서 ‘투란도트’를 노래하기로 캐스팅되어 6월까지 연습을 마쳤는데 몸에 이상이 생겨 출연하지 못했다. 아쉬웠는데 이번 뜻깊은 아레나 디 베로나의 한국 합작 공연에 출연하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가토 대사와 마그리 문화원장은 “올해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이자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다. 이런 뜻깊은 행사를 통해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게 되길 바라며 한국의 오페라도 이탈리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자주 공연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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