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혁신의 여정… 미쉐린, 여행자의 든든한 동반자로 [류청희의 젠틀맨 드라이버]

류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2024. 9. 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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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술력 자랑하는 프랑스 타이어 브랜드
올해는 지중해 연안서 럭셔리카 시승 행사
도로 종류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행 경험 선사
요트 투어-미식 투어 등 문화체험도 마련
미쉐린 파일럿 타이어를 끼우고 달리는 럭셔리 스포츠카. 180도 커브가 이어진 구간에서 고성능 차에 걸맞은 타이어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미쉐린 제공
자동차 칼럼니스트
자동차가 제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반드시 그에 걸맞은 타이어가 필요하다. 자동차의 가속과 감속, 코너링 모두 타이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이어는 비교적 단순한 겉모습과 달리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가 중요한 제품이다.

자동차용 타이어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혁신을 통해 높은 기술력을 쌓은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미쉐린을 빼놓을 수 없다. 1889년에 프랑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미쉐린은 수많은 타이어 업체 가운데에서 규모와 기술이 모두 정상급으로 꼽히는 브랜드다. 역사적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공기주입식 타이어의 특허를 처음 낸 곳도, 타이어 역사에서 가장 큰 혁신으로 꼽히는 레이디얼 타이어의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한 곳도 미쉐린이다.

모나코와 그 주변 도로에서 다양한 고성능 및 럭셔리 차들과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 라인업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미쉐린 제공
미쉐린은 제품을 뛰어넘어 여행과 문화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다른 타이어 브랜드와 차별되는 특별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매년 미식가들의 기대 속에 발행되는 미슐랭 가이드가 대표적이다. 애초 여행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던 데서도 알 수 있듯 미슐랭 가이드는 타이어에서 비롯되는 이동을 통해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미쉐린의 철학을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5는 일반 도로용 타이어로도 경주차의 성능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저자 촬영
색다른 체험을 통해 미쉐린의 철학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행사로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를 빼놓을 수 없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는 매년 열리는 행사로 필자는 새로운 무대에서 펼쳐진 올해 행사에 국내 딜러와 고객, 취재진과 함께 참석했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는 이전까지는 주로 경주용 트랙을 비롯해 폐쇄된 공간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개최지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벗어나 모나코와 그 주변의 프랑스 지중해 연안인 코트다쥐르가 선정됐다.

미쉐린 파일럿 타이어 라인업을 끼우고 해발 1000m 전후의 산악 도로를 달린 럭셔리 스포츠카 및 SUV들. 미쉐린 제공
미쉐린 측에서 마련한 시승차의 면면도 남다르다. 포르셰 911 GTS 카브리올레에서 페라리 F8 스파이더, 벤틀리 콘티넨털 GTC에 이르는 럭셔리 스포츠카와 더불어 람보르기니 우르스 S와 우루스 퍼포만테, 벤틀리 벤테이가 S와 같은 스포츠 SUV가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승차의 타이어는 당연히 모두 미쉐린 제품으로 모두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스포츠카에는 파일럿 4S, SUV에는 파일럿 스포츠 4 SUV를 끼웠다. 럭셔리 스포츠카 및 SUV와 가장 잘 어울리는 환경에서 그에 알맞게 개발된 타이어의 특성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획이다.

시승 코스도 일반 도로 중심이기는 하지만 모나코 시내를 통과해 멍통 방향 A8 고속도로를 지나 생트아녜스의 산지에 이르기까지 시가지와 고속도로, 좁고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 등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짜였다.

페라리 F8 스파이더에 고성능 타이어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가 장착된 모습. 미쉐린 제공
동승자와 함께 먼저 시승한 차는 페라리 F8 스파이더. 해발 1000m가 넘는 콜 드 브라우스까지 180도 커브를 수시로 맞닥뜨리는 동안 쾌적한 승차감과 함께 든든한 접지력, 스티어링 휠 조작에 정확하게 반응하는 움직임을 느꼈다. 차를 모는 즐거움을 더하는 파일롯 스포츠 4S 타이어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어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로 옮겨 탄 뒤에도 까다로운 코스는 이어졌다. 주말여행을 나온 차들과 자전거들을 만나며 수시로 속도를 줄이기는 했지만 탁 트인 구간에서는 타이어가 고성능 SUV와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낮은 소음과 작은 요철은 가볍게 누그러뜨리며 접지력과 승차감을 유지하는 특성이 돋보였다. 고산지대의 웅장한 산세가 만들어내는 주변의 멋진 풍경에도 자연스럽게 운전과 길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일반 도로 주행에 이어진 ‘WRC 랠리 핫 랩’ 프로그램에서는 미쉐린이 추구하는 ‘전방위 성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WRC 랠리 핫 랩은 일반 도로에서 치러지는 자동차 경주인 랠리의 형식을 빌려 폐쇄된 도로에서 전문 드라이버가 모는 경주차에 동승해 보는 체험이다.

준비된 차는 경주용 규격으로 제작된 아우디 RS3 LMS인데 타이어는 일반 도로용 고성능 승용차에 알맞은 파일럿 스포츠 5를 끼운 점이 특이했다. 주행 환경과 성능, 타이어의 조합이 주는 느낌을 경험해 보라는 뜻이다. 짧은 구간이지만 40여 명의 참가자 모두 한 번씩 경주차에 올라 열정적인 질주를 경험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더운 날씨에 노면이 꽤 달아올랐을 텐데도 차와 타이어 모두 지치지 않아 놀라웠다. 경주차의 고성능을 일반 도로용 타이어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미쉐린이 이처럼 뛰어난 타이어를 만들 수 있는 배경에는 모터스포츠가 있다. 극한의 주행 조건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기술은 타이어가 뛰어난 성능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마침 이번 행사의 무대인 모나코는 세계적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 원(F1)과 몬테카를로 랠리가 열리는 곳으로 미쉐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튿날 행사는 여행과 문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요트 투어, 모나코 레니에 3세 왕자의 개인 클래식카 컬렉션 투어에 이어 미쉐린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미식 투어가 이어졌다. 타이어를 통해 자동차가 발전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자유로워진 이동이 가져다준 여유가 여러 분야의 문화를 살찌우는 원동력이 됐음을 되새겨보는 시간이었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는 타이어 브랜드가 주관하는 행사면서도 타이어만을 강조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신선했다. 이는 ‘삶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미쉐린의 브랜드 메시지와도 일치한다. 경험을 공유하고 시야를 넓힘으로써 움직임, 즉 이동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타이어가 줄 수 있는 경험의 깊이와 너비를 담은 미쉐린의 ‘세계관’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류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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