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혁신의 여정… 미쉐린, 여행자의 든든한 동반자로 [류청희의 젠틀맨 드라이버]
올해는 지중해 연안서 럭셔리카 시승 행사
도로 종류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행 경험 선사
요트 투어-미식 투어 등 문화체험도 마련
자동차용 타이어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혁신을 통해 높은 기술력을 쌓은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미쉐린을 빼놓을 수 없다. 1889년에 프랑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미쉐린은 수많은 타이어 업체 가운데에서 규모와 기술이 모두 정상급으로 꼽히는 브랜드다. 역사적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공기주입식 타이어의 특허를 처음 낸 곳도, 타이어 역사에서 가장 큰 혁신으로 꼽히는 레이디얼 타이어의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한 곳도 미쉐린이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는 이전까지는 주로 경주용 트랙을 비롯해 폐쇄된 공간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개최지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벗어나 모나코와 그 주변의 프랑스 지중해 연안인 코트다쥐르가 선정됐다.
시승 코스도 일반 도로 중심이기는 하지만 모나코 시내를 통과해 멍통 방향 A8 고속도로를 지나 생트아녜스의 산지에 이르기까지 시가지와 고속도로, 좁고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 등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짜였다.
이어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로 옮겨 탄 뒤에도 까다로운 코스는 이어졌다. 주말여행을 나온 차들과 자전거들을 만나며 수시로 속도를 줄이기는 했지만 탁 트인 구간에서는 타이어가 고성능 SUV와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낮은 소음과 작은 요철은 가볍게 누그러뜨리며 접지력과 승차감을 유지하는 특성이 돋보였다. 고산지대의 웅장한 산세가 만들어내는 주변의 멋진 풍경에도 자연스럽게 운전과 길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일반 도로 주행에 이어진 ‘WRC 랠리 핫 랩’ 프로그램에서는 미쉐린이 추구하는 ‘전방위 성능’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WRC 랠리 핫 랩은 일반 도로에서 치러지는 자동차 경주인 랠리의 형식을 빌려 폐쇄된 도로에서 전문 드라이버가 모는 경주차에 동승해 보는 체험이다.
준비된 차는 경주용 규격으로 제작된 아우디 RS3 LMS인데 타이어는 일반 도로용 고성능 승용차에 알맞은 파일럿 스포츠 5를 끼운 점이 특이했다. 주행 환경과 성능, 타이어의 조합이 주는 느낌을 경험해 보라는 뜻이다. 짧은 구간이지만 40여 명의 참가자 모두 한 번씩 경주차에 올라 열정적인 질주를 경험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더운 날씨에 노면이 꽤 달아올랐을 텐데도 차와 타이어 모두 지치지 않아 놀라웠다. 경주차의 고성능을 일반 도로용 타이어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미쉐린이 이처럼 뛰어난 타이어를 만들 수 있는 배경에는 모터스포츠가 있다. 극한의 주행 조건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기술은 타이어가 뛰어난 성능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마침 이번 행사의 무대인 모나코는 세계적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포뮬러 원(F1)과 몬테카를로 랠리가 열리는 곳으로 미쉐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튿날 행사는 여행과 문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요트 투어, 모나코 레니에 3세 왕자의 개인 클래식카 컬렉션 투어에 이어 미쉐린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미식 투어가 이어졌다. 타이어를 통해 자동차가 발전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자유로워진 이동이 가져다준 여유가 여러 분야의 문화를 살찌우는 원동력이 됐음을 되새겨보는 시간이었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는 타이어 브랜드가 주관하는 행사면서도 타이어만을 강조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신선했다. 이는 ‘삶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미쉐린의 브랜드 메시지와도 일치한다. 경험을 공유하고 시야를 넓힘으로써 움직임, 즉 이동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타이어가 줄 수 있는 경험의 깊이와 너비를 담은 미쉐린의 ‘세계관’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류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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