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LA 한복판 심야 버스 인질극…전광판에 알린 ‘슬기로운 운전사’
[앵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시내버스에서 인질극을 벌인 총격범이 1시간 만에 체포됐습니다.
생명이 위태로운 긴박한 상황에서도 버스 기사가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워싱턴 조혜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자정이 넘은 시간, 버스 한 대가 미국 LA 도심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버스 전광판에 '응급 상황'이라며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는 문구가 뜹니다.
[현지 경찰 무전 : "버스에 총을 든 사람이 있습니다. 인질들도 있는 것 같고요. (추격 중입니다.)"]
한 50대 남성이 버스에서 총을 난사하고 인질극을 벌이자 운전기사가 버스 전광판에 응급 상황을 알리는, 일명 '패닉 버튼'을 누른 겁니다.
인질범은 운전기사에 총을 겨눈 채 계속 버스를 타고 달아났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경찰과의 추격전이 이어지면서 승객들은 평생 처음 겪는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장치를 도로에 설치하고 나서야 겨우 버스를 멈출 수 있었습니다.
섬광탄으로 인질범의 관심을 돌린 사이, 버스 기사는 창문을 통해 구조됐습니다.
인질범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승객 1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운전기사의 침착한 대응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널드 그레이엄/LA 경찰청 부청장 : "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이 한 시간 동안 뒤쫓는 상황에서도 가능한 한 안전하게 버스를 계속 운행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대중교통 내 흉기 신고도 팬데믹 이후 3배 늘었다며, 오는 2026년 월드컵을 대비해 대중교통 내 치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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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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