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시흥시 제19회 갯골 축제 총감독, 새로운 생태축제로 기획…'6시 내고향'특집
어쿠스틱 음악제 확대, 바람개비 마술쇼도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 '6시내고향'은 26일 한시간동안 이례적으로 제19회 시흥 갯골 축제(9월 27~29일)가 열리는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특집 생방송을 내보냈다.
갯골은 갯벌을 흐르는 강이라는 뜻이다. 탄소와 쓰레기가 없는 친환경 생태 축제인 시흥갯골축제는 국내 유일의 내만(內灣) 갯골의 생태문화를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사라져가는 고향의 의미와 정서를 느끼게 하고 농어촌의 모습들을 전하는 '6시 내고향'에서는 개그맨 송준근과 트로트 가수 강혜연 등 연근남매가 직접 습지 보존구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시흥 갯골생태공원을 찾아 리포트했고, 인근의 오이도 전통 수산시장에도 가 가격정찰제를 유지해 흥정을 하지 않아도 도는 횟집, 젓갈, 모둠조개를 소개했다.
또한 연근남매는 주변 소래염전에서 만난 김종원 시흥갯골 축제 총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지하 10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로 생산하는 소금이라 짠맛이 덜하다는 점도 알게 해주었다. 이밖에도 폐품을 활용한 놀이터와 연꽃 테마파크도 소개해주었다.
김종원 총감독은 시흥 갯골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소금축제를 위해,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게 넉넉히 소금을 준비하고 있었다.
-갯골 생태 공원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도대체 이 갯골에 뭐가 있나?
(김) 갯골 생태 공원을 한마디로 말하면 해양 습지의 보물 창고이자 ‘소금 역사’의 살아 있는 교과서다. 갯골 생태 공원은 전체 규모가 약 150만평 정도다. 바닷물이 육지 깊숙이 들어와 형성한 이곳 내만 갯벌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다. 자연 상태의 갯골과 옛 염전이 보존된 친환경 생태 공원으로 갯골 수로와 초지 군락지,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등의 바다 식물과 붉은 발 농게, 방게 등 다양한 어종을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에 보이는 나선형의 흔들 전망대는 시흥시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면 시흥 갯골의 탁 트인 아름다운 경관이 일품이다. 방대한 갯골 공원이 한눈에 보여 가슴이 뻥 뚫린다. 올라가면 시원한 청량감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방금 갯골 생태 공원이 ‘소금 역사’의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 했는데 무슨 얘긴가?
(김) 이 갯골 생태 공원은 원래 소래 염전이 있었던 곳이다. 1930년대 초에 경기만(灣) 서해안 일대에 집중적으로 염전이 조성되었고 소래 염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천일염 생산지였다. 전국 최고 소금 생산지이다 보니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걸쳐 이 일대에 소금 창고가 많이 건립되었다. 하지만 잘 알다시피 중국에서 값싼 소금이 수입되면서 점점 생산량이 줄었고, 결국 1996년 염전이 폐쇄되었다. 폐염전이었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 소금 창고 수십 채가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소래 염전이 갯골 생태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21동이 철거되고 2동이 남았다. 갯골 생태 공원에 남아 있는 2동의 소금 창고는 뒤늦게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근대 문화유산에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소금 창고 앞에는 소금을 실어 나르던 염전 기차 ‘가시렁 차’도 잘 보존되어 있다.
-염전기차 ‘가시렁 차’ 이름이 생소하다.
(김) 나도 시흥 축제 총감독으로 위촉되고 나서 소래 염전 역사를 살펴 봤다. 요즘 고되고 힘든 일을 일컬어 3D 업종이라고 하는데 바닷물을 끌어올려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부(鹽夫)도 고된 직업 중 하나였다. 가시렁 차는 소래 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월곶까지 운반하는 기차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기차라고 하기엔 좀 쑥스러울 정도다. 가시렁 차가 나오기 전에는 밀물 때 갯골에 배를 띄워서 운반했다. 요즘 사람은 가시렁 차를 잘 모르지만 7,80년대를 살아 온 기성세대 중 아는 사람은 안다.
1977년에 크게 히트한 박근형 주연의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영화 촬영지가 지금 이곳 소래 염전이다. 염전에서 잡초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전 국민의 눈물을 쏙 빼놨는데,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가 아이들이 가시렁 차를 타고 바닷바람을 가르는 모습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영화를 보고 울었다”는 일화가 전해질만큼 유명하다. 이번 갯골 축제에서 이 염전 기차 가시렁 차를 직접 보는 것만으로 백문일견(百聞一見)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다.
-제19회 갯골 축제에 소금 체험프로그램이 있는지?
(김) 당연히 있다. 갯골 축제는 ‘세상에서 가장 큰 생태예술 놀이터’다. 생태예술이라는 건 인위적인 걸 섞지 않은 천연 그대로를 말한다. 갯골소금 놀이터에서 소금 체험을 한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중국산 소금을 쓴다고 오해한다. 그런데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도 일부 남아 있는 소래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바닷물 암반수를 끌어올려 옛날 전통 방식으로 소량의 소금을 만드는데 식품 허가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판매하지 않은 대신 소금 체험용으로 활용한다. 소금 족욕 체험 및 소금 만들기 등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조금씩 나눠주기도 한다.
소금은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식품이다.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혈액의 수분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는 걸 돕는다. 우리 몸의 70%가 수분인데 필요한 양의 소금을 안 먹으면 세포 안에 수분이 부족해진다. 나트륨이 부족할 때 생기는 병이 많은데 심하면 뇌부종까지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금(金) 없이는 살 수 있다. 그러나 소금 없이는 못 산다’는 말까지 있다. 이번 갯골 축제에서 소금을 정확하게 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판'을 제대로 깔아볼 계획이다.
- 사람 중심 자연 중심의 생태 어울림 프로그램을 발굴해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걸로 알고 있다.
(김) 맞다! 올해는 2025년 제20회 갯골 축제의 새로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다. 시흥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소통하기 때문에 차질 없이 준비가 착착 잘 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자연 습지 생태 활용’ ‘무장애 축제’ ‘탄소 저감’ ‘지역 인적 활용’ 등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갯골 생태자원 활용 프로그램은 앞서 말씀드린 소래 염전 암반수 천일염을 활용한 소금 놀이터, 갯골 습지, 갈대, 가을꽃, 버드 놀이터 등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갯골 자체를 무대로 하는 ‘어쿠스틱 음악제’가 기존 일요일 1회 진행에서 토, 일 2회 진행으로 확대된다. 이 밖에도 ‘숲풀 피리 교실’, ‘갯골 책방’, ‘피아노의 숲’ ‘바람개비 마술쇼’등 갯골 자연경관을 활용한 신규 프로그램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누구나 편리하게 즐기는 무장애 축제, 지구를 살리는 탄소 저감 축제, 축제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바가지요금 근절과 지역 상인 참여, 지역 인적 활용 등 철저하게 고객 중심 축제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
- 갯골 생태축제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새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한 거 같다.
(김) 이번 갯골 축제 방문객이 15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 이 분들이 긴 여름 폭염을 지나 갯골에 와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면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딴짓이 주는 해방감’을 맛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그래서 기존 프로그램 중 좋은 건 확대 재편하고 인기가 없었던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새로운 콘텐츠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예가 갯골 패밀리런 폐지다. 이걸 없애는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갯골 보물을 찾는 가칭 ‘갯골 친구들 보물찾기’를 도입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 게임 형식을 적용, 디지털 기기 활용력에 게임의 짜릿한 맛을 더했다.
어쿠스틱 음악제 확대, 바람개비 마술쇼, 갯골 스튜디오, 숲속의 피아노 향연 등 새로운 변화를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 또 소금 놀이터도 단순한 체험에서 탈피, 옛 염전 창고와 염전 기차 가시랭 차를 보고 만지고 느끼도록 하여 기성세대에게는 옛 영화관을 찾는 것 같은 향수를, 어린 신세대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또 하나 취식이 가능한 피크닉존 신설, 대형 그늘막 존 설치 등으로 시민 편의를 높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먹거리 가격 정찰제를 시행 축제 홈페이지와 취식존 입구에 음식 가격을 게시하고 물가 모니터링단을 운영하여 바가지요금을 근절한다
- 시흥 축제 준비 중에도 (사)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으로서 대외 활동도 열정을 보이고 있다.
김 총감독은 지난 7월 ‘2024년 축제 아카데미 집합 교육’이 진행됐는데 김종원 총감독은 강사로 참여했다. 지역 축제가 지역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 축제 성공 비결 등을 실체 축제 경험을 통해 전했더니 많은 호응을 해줬다. 축제 관련 공직자와 축제 전문가가 참여해서 축제 발전 방향을 모색해 의미가 있었고, SBS Biz ‘오후의 초대석’에 출연해서는 2024 축제 전망과 함께 강진 청자 축제와 시흥 갯골 축제 정체성과 가치를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MBC '시사 용광로' 출연,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성공 기원과 전남 축제를 진단한 바 있다. 이때 순천시 노관규 시장이 함께 출연했는데 2013년 첫 박람회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2023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의 주요 콘텐츠와 운영 방안 등을 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현장을 속속들이 꿰고 있어서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성공이 바로 이런 점에 있구나 싶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물밑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시흥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지난달 거북섬 해양 축제 성공을 이끈 축제 사무국 직원에게 무한의 감사를 드린다. 사무국 직원의 축제 운영 역량이 있어 저예산으로 거북섬 여름 축제 물총 대첩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다년간 축적된 사무국 축제 노하우와 시흥시 협력을 발판 삼아 갯골 축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올해 더 확실히 다지겠다는 약속드린다. 갯골 축제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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