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푸른 점화’ 78억... 한국 미술품 세 번째 고가

26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 기록
최고가 1~10위 모두 김환기

김환기의 푸른 전면 점화 '9-XII-71 #216'이 26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78억원에 낙찰됐다.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셋째로 높은 가격이다. /크리스티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김환기(1913~1974)가 1971년 그린 푸른색 전면 점화가 홍콩 경매에서 78억원에 낙찰됐다.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셋째로 높은 가격이다.

김환기의 전면 점화 ‘9-XII71 #216′은 26일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 경매에서 78억1940만원(약 4600만 홍콩달러·수수료 제외)에 낙찰됐다. 지난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우주(05-IV-71 #200)’와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붉은색 전면 점화 ‘3-II-72 #220′에 이어 셋째로 비싼 한국 미술품이 됐다.

26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78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푸른 전면 점화 '9-XII-71 #216'. /크리스티

‘한국에서 가장 비싼 화가’ 김환기는 경매 시장에서 상위권을 독식해왔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1위부터 10위가 모두 김환기 작품이다. 이중섭의 ‘소’가 2018년 47억원에 낙찰돼 10위 안에 들어왔으나, 올해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작 전면 점화 ‘3-Ⅴ-71 #203′이 50억원에 낙찰되면서 순위가 떨어졌다.

‘우주’와 같은 해에 탄생한 이 작품의 크기는 가로 251㎝, 세로 127㎝. 화폭 위의 점들이 다양한 푸른 색조로 구성돼 있으며, 반원형 소용돌이 패턴으로 뻗어 나가면서 확장되는 그림이다. 푸른색은 김환기의 가장 상징적인 색으로, 고향(전남 신안군 안좌도)의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번 경매에서 김환기 화업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푸른색 전면 점화가 2019년 이후 5년 만에 출품돼 기대를 모았지만, 100억원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