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 두산, 안도감과 아쉬움 교차한 '4위'
7월 중순까지 2위 싸움 벌이다가 4위로 밀린 건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지난해보다 한 계단 높은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친다.
최소한의 목표였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진짜 목표'였던 3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즌이었다.
두산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해 4위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를 완전히 지웠다.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두산의 정규시즌 순위는 4위로 확정됐다.
지난해 두산은 승률 0.521(74승 68패 2무)을 찍었다.
26일 현재 승률 0.518(73승 68패 1무)인 두산은 28일 창원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지난해와 같은 승률로 2024 정규시즌을 마친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3연패를 당해 5위로 밀렸던 때보다는 안도감이 크다.
물론 만족할만한 성적표는 아니다.
6위로 3·4월을 마무리한 두산은 5월 월간 승률 1위(0.667·16승 8패 2무)를 차지하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후 두산은 7월 중순까지 '2위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7월(9승 11패)과 8월(11승 12패)에 주춤하며 4위로 밀렸다.
3위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도 얻었지만, 9월 21일과 22일(21일은 더블헤더) 3위 LG 트윈스와 벌인 3연전에서 1승 2패로 밀려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두산은 9월에 9승 6패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kt wiz와 SSG 랜더스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번 가을 두산은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4위 자리를 확보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선발 투수'였다.
25일까지 두산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5.13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아쉬웠다.
두산 외국인 투수 4명이 올린 선발승은 13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브랜든 와델이 7승을 올렸고 이미 팀을 떠난 라울 알칸타라와 시라카와 게이쇼가 2승씩을 거뒀다.
유일하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도 2승(6패)만 챙기고 있다.
외국인 투수 선발승 9위(15승) 한화 이글스보다 2승이 적다.
2024 KBO리그 개막을 맞이할 때, 선발진은 두산의 강점으로 꼽혔다.
검증된 투수 알칸타라와 브랜든, 토종 에이스 곽빈으로 이어진 1∼3선발은 '상위권'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팔꿈치 부상 여파로 12경기 만 등판하고 2승 2패 평균자책점 4.76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7월 초에 팀을 떠났다.
브랜든은 7승(4패 평균자책점 3.12)을 올렸지만, 6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개점휴업 했다.
단기 대체 선수 시라카와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으로 부진했고, 그나마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부상으로 이탈했다.
발라조빅도 기대 이하였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의 집단 부진에도 4위에 오른 건, 불펜진 덕이었다.
두산 불펜진은 25일까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90⅓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평균자책점 4.54로 이 부문 1위를 달린다.
특히 만 19세의 특급 신인 김택연은 26일 롯데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는 등 3승 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역투했다.
김택연은 나승현이 2016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달성한 16세이브를 넘어선, KBO리그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두산 타선은 중위권이었다.
두산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25일까지 0.776으로, 10개 구단 평균 0.772와 비슷했다. OPS 순위도 5위다.
다만 도루는 KBO리그 최초로 '50도루 듀오'(조수행 64개, 정수빈 52개)를 배출하는 등 183개로 가장 많았다.
26일에 4위를 확정하면서 두산은 닷새 동안 팀을 정비할 시간을 얻었다.
올해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10월 2일 두산과 5위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작한다.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1승 또는 무승부 한 번을 거두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에 9-14로 역전패해 단 한 경기만에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던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얻었다.
2년 차를 맞은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해보다 올해 경기 중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두산은 '선발 투수 열세'를 '중간 계투 활용'과 '기동력을 포함한 공격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지난해 가을 자책하며 시즌을 마친 이승엽 감독에게도 '단기전 역량'을 보여줄 기회가 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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