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이 100억에 판 동교동 사저, 김대중재단 “재매입 모금” 논란

주희연 기자 2024. 9. 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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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김홍걸에 100억 주는 꼴”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김대중재단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재매입 협약식을 마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0억원에 매각한 서울 마포구 동교동 ‘DJ 사저’에 대해 김대중재단이 재매입 권리를 확보하는 협약을 현 소유자와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단이 사저를 사들여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그 재원을 국민 모금운동으로 충당한다고 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대중재단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동교동 사저 소유주인 박모씨 등과 만나 ‘사저를 재단에 우선적으로 매도할 의사가 있으며, 재단이 원하는 시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배기선 재단 사무총장은 협약식에서 “(현 소유자가)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며 “취득세, 등록세를 포함한 부대비용과 은행 이자를 포함해 여러 가지 비용을 저희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100억원 이상을 들여 사저를 되사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재원 마련을 위해 본격적인 모금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동교동 사저는 2019년 6월 DJ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하면서 3남 김홍걸 전 의원이 상속받았다. 이희호 여사는 “사저를 기념관으로 사용하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김 전 의원은 지난 7월 사저 소유권을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박씨 등 현 소유주에게 100억원에 매각했다. 17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김 전 의원이 DJ 유산을 사유화해 민간에 팔아넘겼다” “국민 지탄을 받을 행위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사저 매각 사실이 알려지자, 김대중재단과 동교동계 인사들은 뒤늦게 재매입 추진 작업에 착수했다. DJ 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사재 6억원 가량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냈고, 아예 사저를 국민 세금으로 매입해 공공화하자는 주장(정청래 의원)도 나왔었다. 그러나 100억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 마련이 녹록지 않자, 재원 마련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 등이 이미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모금을 통해 동교동 사저를 매입하는 건 시민들이 김홍걸 전 의원에게 주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 않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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