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빅5 병원’ 찾은 지역 환자 72만여명…진료비에 교통비·숙박비 ‘삼중고’

반기웅 기자 2024. 9. 2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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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환자의 27%…수도권 환자 11% 늘 때 비수도권 21% 늘어
중증·희귀질환 환자 의존도 커 평균 진료비도 49% 더 높아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비수도권 환자 비중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중증·희귀질환 환자는 치료를 위해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어서 빅5 병원에 지불하는 진료비도 비수도권 환자가 수도권 환자보다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아 분석한 ‘빅5 병원 진료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빅5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266만146명) 중 비수도권 환자는 27.1%(72만1930명)를 차지했다.

빅5 병원의 비수도권 환자 비중은 2020년 25.5%에서 2022년 26.6%, 지난해 2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환자 비중은 74.5%(2020년)에서 지난해 72.9%로 감소했다. 지난 4년간(2020~2023년) 빅5 병원을 찾은 수도권 환자 수는 11.9%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환자 수는 21.6% 늘었다.

비수도권과 수도권 환자 간 진료비 격차도 확인된다. 지난해 빅5 병원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326만1000원으로 수도권 환자(약 217만7000원)에 비해 49.8% 높았다.

특히 비수도권 중증·희귀질환자(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희귀난치성질환)의 진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 1인당 평균 진료비가 2020년 405만8000원에서 지난해 432만1000원으로 늘었다.

지난 4년간(2020~2023년) 비수도권 암 환자 수 증가율은 18.2%, 진료비 증가율은 27.6%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뇌혈관질환 환자 수와 진료비는 각각 26.6%, 27.5% 늘었다. 희귀난치성질환의 경우 환자 수는 32%, 진료비는 36.2%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진료를 받기 위해 비수도권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진료비에 그치지 않는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교통비와 숙박비를 감안하면 수도권 환자와 부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장 의원은 “지역 환자들이 이중삼중의 비용을 들여가며 빅5 병원을 찾아온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지역 의료 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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