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21년 4월에도 이종호 연락…계좌 관리인 조사 당일
지금부터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저희 단독 보도로 이어가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취재진은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의 핵심 이종호 씨에게 2021년 4월에도 연락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이날이 주가조작 공범이 검찰에 비공개로 불려 가 조사를 받은 날이라는 겁니다. 이것을 알고 연락한 것인지, 그렇다면 비공개 조사 사실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 밝혀져야 할 게 많습니다.
연지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연지환 기자]
김건희 여사가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 대표에게 연락한 건 2021년 4월 14일입니다.
저녁 7시 53분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됩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던 2020년 9월부터 한 달간 4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이후 6개월 만에 김 여사가 다시 연락한 겁니다.
특히, 이날은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민모 씨가 참고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날입니다.
민씨는 이씨의 처남이자 전 블랙펄 인베스트 이사입니다.
주가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민씨의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돼서 지금까지도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김 여사가 수사 상황을 주시하면서 이씨에게 연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검찰은 또 김 여사가 이씨에게 이 문자를 보낸 것을 전후로 민씨와 이씨, 그리고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까지 주가조작 일당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이씨를 조사하며 "김건희 여사가 뭐라고 문자를 보냈느냐"고 물었지만 이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다시 "김 여사가 민씨가 조사를 받은 걸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한 것이냐"는 물음에도 "그거야 저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문자를 받고 김 여사에게 어떻게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김 여사는 제가 저장한 번호 말고 다른 번호로도 연락이 왔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민씨는 이날 조사를 받고 반년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2022년 11월 입국하며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앵커]
이렇게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씨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김 여사가 아니라 여사 측 직원과 통화한 거다', 급기야는 '검찰 조서에 기재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두 재판에 제출된 증거와 완전히 다른 주장입니다.
이어서 박현주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박현주 기자]
지난 7월 고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이종호 씨는 김건희 여사가 결혼한 이후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2012년 3월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JTBC가 확인한 통신내역에는 이씨와 김 여사가 2020년 9월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통화나 문자를 모두 40번 주고받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2021년 4월에도 또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까지 추가로 확인된 겁니다.
이씨의 해명과 다른 건 또 있습니다.
이씨는 JTBC가 2020년 9월과 10월 통신내역을 보도한 직후 "김 여사가 아니라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통화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선 "김 여사가 토러스 증권 계좌내역을 뽑아달라고 했다"거나 "김 여사가 자료를 봐달라며 팩스로 보내줬다"고 진술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그러자 이씨는 이번엔 검찰 조서가 '기재 오류'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 조서에 사실과 달리 기재된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 자필로 '없음'이라 적었습니다.
이씨가 직접 서명한 이 조서는 이미 법원에 제출돼 증거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앵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핵심 인물인 이종호 씨와 연락을 한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스튜디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법조팀 박병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먼저 김 여사가 이종호 씨에게 다시 연락을 한 2021년 4월이 어떤 시기였는지부터 짚어보죠.
[기자]
지금 기준으로 보면 3년 반 전이지만, 당시 상황으로 보면 대선을 1년도 채 안 남겼을 때입니다.
[앵커]
그때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권으로 넘어오느냐 마느냐 이게 굉장히 관심을 받던 때였잖아요?
[박병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바로 다음 달이기도 한데요.
2020년 9월 첫 고발인 조사를 시작한 검찰의 수사가 조금씩 무르익어 가기 시작할 때이기도 합니다.
[앵커]
더욱이 연락을 한 날이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 비공개 조사를 받은 당일이고요.
[박병현 기자]
그래서 검찰도 이종호 씨에게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김 여사가 뭐라고 문자를 보냈냐 묻자 이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민모 씨 조사를 어떻게 알고 연락한 것이냐고도 묻자 이씨는 '나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이 이렇게 물은 건 민씨의 조사는 당시 언론에도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로 이뤄진 조사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취재진도 이번 취재를 하면서 민씨가 2021년 4월, 그러니까 해외로 도피하기 6개월 전에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검찰은 '김 여사에 문자 받고 어떻게 연락했냐'고도 물었지만 이씨는 "사실 다른 번호로도 김 여사에게 연락이 왔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니다.
[앵커]
검찰의 의심대로 민씨 조사 때문에 김 여사가 이종호 씨에게 연락한 것이라면 조사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박병현 기자]
민씨는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그리고 어제(25일) JTBC가 보도한 것처럼 이미 2012년에 김 여사와 문자를 주고 받으며 소통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민씨의 진술은 김 여사에게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 여사가 민씨 소환을 알고 전화를 한 건지, 알았다면 어떻게 알게된 것인지도 반드시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이날 김 여사와 이씨만 연락을 한 게 아니라 다른 주가조작 공범들도 연쇄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게 확인됐다고요?
[박병현 기자]
맞습니다. 이씨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민씨에게 오후 1시 30분과 6시 30분 각각 연락을 합니다.
김 여사로부터 문자를 받기 전입니다. 통상 점심이나 저녁 휴게 시간일 때입니다.
김 여사에게 저녁 7시 53분에 문자를 받은 뒤인 밤 9시에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30분 뒤에는 2차 주포 김모 씨와 통화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권 전 회장과 밤 10시쯤 통화했는데 민씨의 조사 당일, 주가조작 공범 사이 연락이 분주했던 겁니다.
민씨의 조사 내용을 공유하면서 수사에 대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앵커]
주가조작 일당들도 민씨의 검찰 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한 건데 이게 굉장히 중요한 조사였나 보군요?
[박병현 기자]
민씨는 주가조작 2차 시기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주가조작을 실행한 주포 김모 씨와 이종호 씨와 권오수 전 회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민씨의 조사 내용은 검찰의 수사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정보인 셈입니다.
다만, 민씨가 조사받은 날 김 여사가 어떤 내용으로 이씨에게 문자를 보냈는지, 그리고 주가조작 일당들이 어떤 말을 주고 받았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홍승재 영상편집 박수민 이지훈 영상디자인 한영주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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