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비 피해에 벼멸구까지 농촌 3중고
[KBS 대전] [앵커]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악재가 또 발생했습니다.
올해 역대급 폭염에 집중호우 피해도 모자라 벼멸구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피해를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농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연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논 곳곳에 멍이 든 것처럼 얼룩이 져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벼가 허옇게 말라 죽고 있습니다.
볏대와 잎마다 까만 벼멸구들이 잔뜩 붙어 있습니다.
특히 지역 특산품인 소곡주나 고추장의 원료가 되는 찹쌀을 재배하는 농가의 피해가 큰 상황.
일주일 이상 서둘러 수확에 나섰지만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입니다.
[박병구/농민 : "35년 이래 이렇게 어려운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그전에는 벼멸구가 왔어도 약하게 와서 농약을 하면 농약 효과가 있었는데 올해는 농약을 아무리 많이 해도 효과가 없다."]
벼멸구 피해를 본 논이 서천에서만 530ha에 이릅니다.
충남 15개 시군 전체로는 축구장 2천 2백 개 면적인 천 6백ha가 넘습니다.
벼멸구는 보통 6월쯤 중국에서 유입돼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남부지방부터 북상하며 내륙까지 번져 충남 전역에 피해가 나타났습니다.
이례적으로 9월 중순까지 계속된 폭염에 벼멸구의 번식 속도가 빨라지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수확을 앞두고 있어 지금은 약제를 쓰기도 어렵습니다.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수확하는 게 최선입니다.
[박명수/서천군농업기술센터 농업축산과장 : "수확이 늦어지면 벼멸구가 전체적으로 흡즙을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벼가 쭉정이가 되거나 거의 완숙이 안 돼서 쌀로서의 생산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산지 쌀값 폭락에 집중호우 피해도 모자라 벼멸구까지 확산하며 농민들이 어느 해보다 혹독한 한 해를 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연경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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