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울대 n번방’ 주범에 징역 10년 구형
검찰이 26일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기소된 딥페이크 성범죄 주범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 심리로 열린 서울대 n번방 사건 재판에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주범 박모(39)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딥페이크 영상 제작자 강모(31)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씨는 4년간 2000개 이상 허위 영상물을 반포하는 등 기간과 횟수에 비춰보면 상습성이 인정된다”면서 “평소 아는 사이였던 지인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앞으로 긴 시간 영상이 돌아다니는 것은 아닌지, 누군가 본 것은 아닌지 고통받아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재판 과정에서 울거나 괴로워한 모습을 지적하며 “박씨는 올해 4월까지 범행을 반복하며 중단하거나 되돌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는 것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인지 진정한 반성인지 봐 달라”고 했다.
강씨에 대해서는 “허위 영상물을 직접 제작하는 주요한 역할을 했고, 제작 기간이 약 1년 9개월로 짧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서울대 졸업생인 박씨와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인 강씨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서울대 동문 12명을 포함, 여성 총 61명을 대상으로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가 만들고 운영한 텔레그램 채널과 단체 채팅방만 200여 개로, 비슷한 성적 취향을 가진 이들을 선별해 채팅방 링크를 주는 방식으로 음란물을 퍼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들과 함께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공범 박모(28)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 앞서 “실례가 안 된다면 방청석에 혹시나 있을 피해자와 가족분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면서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자들이 고통받길 바라거나 피폐해지길 바란 것이 아니었다. 그분들에 대해 미안하고 송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평생 참회하고 속죄하겠다”고 했다.
강씨도 “제가 저지른 범행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후회스럽다. 피해자분들께 사죄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30일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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