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분양 사이트…알고보니 개인정보 수집창구

김소연 기자 2024. 9. 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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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인이 개인 홈페이지를 공식 분양 사이트인 것처럼 위장해 고객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양 마케팅에 무단 활용하는 등 돈벌이를 위한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제출 시 사전 동의란에 체크하도록 돼있어서 법적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를 현혹시킨 위장 사이트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부동산 중개인들은 마케팅을 조절하고, 고객들은 분양 사이트를 자세히 살펴보는 게 현재로썬 가장 적절한 대책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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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이 건설사 분양 홈페이지처럼 위장해 개인 사이트 운영
개인정보 모아 분양 마케팅 활용키도…"제재 방법 없어 문제"

부동산 중개인이 개인 홈페이지를 공식 분양 사이트인 것처럼 위장해 고객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양 마케팅에 무단 활용하는 등 돈벌이를 위한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과 분양대행사는 수수료 등 이익을 취하는 반면 고객들은 무분별한 스팸, 광고에 노출될 우려가 커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한 MGM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MGM 마케팅은 '멤버스 겟 멤버스(Members Get Members)'의 약자로,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해 판매하면 기존 고객 또는 기존·신규 고객 모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새 고객을 유치하는 일종의 다단계 방식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로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분양대행사와 부동산 중개인이 고객을 데려오면 시행사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다. 분양 계약 성사 시 부동산 중개인은 고객에게 수수료를 떼어주기도 한다.

이 같은 소개 영업 마케팅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고객 정보 등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양에 관심있는 예비 고객 정보를 많이 가질수록 영업 활동이 용이해져 마케팅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객 정보를 얻기 위한 편법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공식 분양 사이트처럼 꾸며놓고, 분양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 현재 분양 중인 A 아파트 이름을 검색하면 여러 분양 정보 사이트가 등장한다. 공식 분양 사이트 한 곳을 뺀 나머지는 모두 부동산 중개인이 별도로 개설한 '위장 사이트'다. 이들 사이트도 아파트 브랜드 이름과 CI를 내걸고 있어 일반 고객 입장에서는 헷갈리기 쉽다.

위장 사이트 내 견본주택 방문예약 신청 폼.

이들 사이트에는 '견본주택 방문예약 신청', '관심고객 등록'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항목이 있다. 공식 분양 사이트에서는 견본주택 방문예약 신청 시 제출하는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방문예약 확인용으로 쓰이고 폐기되지만, 위장 사이트에서는 유용한 영업 정보로 저장된다. '관심고객'도 마찬가지다. 위장 사이트는 MGM 마케팅의 주 타깃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심고객을 받는다.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정보를 얻기 위해 위장 사이트의 관심고객으로 등록한 신 모(34) 씨는 "관심 고객 등록 후 어디선가 바로 전화가 왔다. 미분양 물량이 나오면 바로 알려주겠다고 하더라. 시행사 직원이냐고 묻자 말을 얼버무리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전화를 끊고 이것저것 찾아봤더니 사이트 자체도 가짜였고, 관심고객도 순수한 의미가 아닌 중개인과 커넥션을 갖는 관계였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편법에 속아 개인정보를 제출한 고객이 무분별한 스팸, 광고 등에 노출될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정보 수집 시 사전 동의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제출 시 사전 동의란에 체크하도록 돼있어서 법적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를 현혹시킨 위장 사이트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부동산 중개인들은 마케팅을 조절하고, 고객들은 분양 사이트를 자세히 살펴보는 게 현재로썬 가장 적절한 대책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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