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심야 자율주행택시’, 안전하게 탈 수 있을까?

정윤경 기자 2024. 9. 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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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밤 11시~새벽 5시 사이 심야 자율주행 택시 운행
어린이보호구역, 주택가에선 ‘시험운전자’가 수동으로 주행
한시적으로 강남 일대서만 서비스…내년 상반기 지역 확대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9월26일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국내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된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서울 강남 일대를 달린다. 늦은 밤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강남에서 자율주행 택시가 '택시 대란'을 해소할 구원투수가 돼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동시에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에서 자율주행 택시는 '시민의 발'이 돼줄 수 있을까.

9월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부터 강남 일대에서 국내 최초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한다. 총 3대의 자율주행 택시는 '코란도 이모션'이며 시는 고장에 대비해 예비차 2대를 마련했다.

자율주행 택시는 강남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를 달린다. 강남구 역삼·대치·도곡·삼성동과 서초구 서초동 일부 지역으로, 봉은사로·테헤란로·도곡로·남부순환로·개포로·강남대로·논현로·언주로·삼성로·영동대로 일부 구간을 달린다. 면적은 11.7㎢다.

승객들은 일반 택시를 호출하듯 카카오T를 이용해서 자율주행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 모두 운행 구역 이내고, 이용 가능한 택시가 있으면 앱에서 '서울자율차' 아이콘이 활성화 상태로 나온다. 이를 선택하면 된다.

운행 시간은 평일 밤 11시부터 새벽 5시 사이다. 심야 운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 미래첨단교통과 관계자는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강남 일대에선 심야 시간대 택시를 잡기 어렵다"며 "고령의 택시 운전자들이 심야 시간에 운행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율주행 택시가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택시는 한시적으로 무료로 운행된다. 시는 처음으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이는 만큼 연말까지 무료 운행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유상 운송으로 전환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서비스 요금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야 자율주행택시 내부 모니터에 주행상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0대 카메라가 비상상황 감지하면 감속 후 급제동"

문제는 안전이다. 관건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 중 하나로 꼽히는 강남 일대에서 자율주행 택시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느냐다.

시민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직장인 박아무개(26)씨는 "회식이 끝나고 나면 자정 무렵이라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았는데 자율주행 택시라는 선택지가 생겨 만족한다"면서도 "운전면허도 없는데 행여나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김아무개(28)씨도 "아직 시범 기간이라 섣불리 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몇 달간 택시가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 탑승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택시라고 해도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다. 운전석에는 '시험운전자'가 상주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자율주행 교통안전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다. 관계자는 "자율주행 택시에 투입하기 전 수료증 등 관련 서류를 검토한다"고 했다.

모든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운행하지는 않는다. 어린이보호구역, 주택가가 밀집한 골목길 등에서나 경로를 변경해야 할 때는 시험운전자가 개입해 수동으로 주행한다.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는 공사 구간이 많다 보니 도로 상황이 실시간으로 바뀐다"며 "필요시에는 수동 운전으로 전환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택시에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등이 탑재돼 있다. 센서가 비상상황을 감지하면 차량은 서서히 감속 운행하고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번 사업을 맡은 자율주행 기술 전문 업체 에스더블유엠(SWM)의 류양호 전무이사는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인지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며 "사각지대 없이 모든 영역을 파악하기 위해 카메라 10대, 레이더와 라이더 등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자율주행 택시를 탑승하고 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 투입되는 택시는 모두 자율주행차 전용 특약보험에 가입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 선정 전부터 유상운송특약 등 보험에 가입돼 있는 업체만 지원할 수 있게 했다"며 "일반 택시와 마찬가지로 승객도 보험 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야 자율주행 택시의 앞좌석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 올해 11월 자율주행 버스 정식 운행한다

서울 도심을 달리는 자율주행 차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1월부터는 '자율주행 버스'가 새벽 시간대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현재 서울에서는 합정역~청량리역 구간의 심야 자율주행 버스만 운영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의 운행 시간이 늘어나는 동시에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행 시간을 심야 시간에만 국한했는데 내년 상반기부터는 낮 시간대에도 운행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면서 "강남 북부 지역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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