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국제사회, 유엔총회서 "중동 확전 자제" 일제히 촉구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전면전 수준으로 근접하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확전만은 막아야 한다며 일제히 양측에 자제를 호소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어 레바논으로 군사작전을 확대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안보리 등 국제 사회의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그들이 저지른 범죄가 처벌받지 않고 지나가지 않으리란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레바논의 나지브 미카티 총리는 이스라엘이 자국의 영토주권을 침범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가 이스라엘이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충 주유엔 중국 대사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중단하고 레바논의 영토주권과 안보에 대한 침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베르시닌 외무차관은 중동 위기를 고조시키는 모든 적대 행위의 중단과 외교적 해결을 주장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레바논에 지옥이 열리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일시 휴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안을 마련해 제시하는 등 확전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프랑스는 이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협상을 위해 21일간 휴전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마련해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공개했습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엔 총회에서 "레바논에서의 전쟁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면서 확전을 막기 위해 자국 외무장관을 이번주 내에 레바논으로 급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미국 정부와 동맹국들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레바논에서 확전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분쟁에 대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미국과 프랑스,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일본 등은 이날 레바논에서 일시 휴전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최근 며칠간 외교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국경 간 추가적인 확전을 피하기 위한 일시 휴전에 대한 공동의 요구와 관련해 협업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각국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전면전 돌입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의 전쟁 사망자가 4만명이 넘었고, 이들 대부분이 민간인으로 추정되는데도 '하마스 섬멸'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며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도 제거 대상으로 못 박고,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을 사흘 넘게 공습 중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에서 연설을 통해 "이들(헤즈볼라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를 떠난 피란민)이 귀환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세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도 이런 뜻을 반영한 듯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약화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그는 "대화가 실패할 경우에는 국제법에 따라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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