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지지율`이 尹·韓 독대 주제 돼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24일 만찬 회동으로 드디어 만났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참모진을 비롯해 집단 회동이었다. 만찬은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분 진행됐다. 의정 갈등 같은 현안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두 달만의 회동에서 독대는 무산되었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따로 독대 회동을 재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 대표가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독대 신청을 요구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는 '지지층 여론'이다.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는 상태에서 대통령과 의정갈등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협의 자리를 가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야당의 공세' 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으로 공세를 해오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의견 조율을 통한 대응은 필요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라서다.
마지막으로 '대표 경쟁력' 차원이다. 만찬 회동을 기점으로 당 대표가 된지 60여 일 지나는 시점이다. 만약 100일이 가까워지는 시기까지 당 지지율뿐만 아니라 한 대표가 정치적 성과로 내세울만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하면 여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서 기반이 흔들리고 만다.
의정 갈등 해소, 민주당의 특검법 통과에 대한 대응 등 많은 긴급 현안들이 있지만 급선무 주제는 '지지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갤럽이 추석 명절 직전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당정 동반 위기 상황이 뚜렷하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9월 10~1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0.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0%,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70%로 각각 나왔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정당 지지율을 물어 본 결과 국민의힘 28%, 더불어민주당 33%, 조국혁신당 8%,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26%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동반 추락이다.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응답자들은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민생·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외교'(4%), '김건희 여사 문제', '통합·협치 부족'(3%)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의대 증원이 2주 연속 부정 평가 이유로 최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모두 심각한 상황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추락하게 되면 핵심의 핵심 지지층으로부터도 버림받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국정 동력이 사라지고 말 것은 뻔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구경북은 긍정 35%, 부정 57%로 부정적 평가가 20%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전 연령층에서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은 가운데 그마나 핵심 지지층 기반이었던 70대 이상 응답층에서 긍정 37%, 부정 48%로 나왔으니 말이다.
임기 들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던 주부층마저 부정이 이제는 긍정보다 30%포인트 더 많은 실정이다. 보수층도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고 응답자 특성으로 분석할 때 긍정이 더 높은 계층은 '국민의힘 지지층'밖에 없을 정도다.
한 대표 역시 당 대표로 역할을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가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가장 벅찬 상대인 윤 대통령 그리고 배우자인 김 여사와 관계가 정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의석수가 열세인데다 국민 여론까지 밀리면 더 이상 돌파구는 찾기 어렵다. 한 대표가 독대를 계속 고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주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지율'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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