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도 세수 펑크 30조… 기재부는 엉터리 추계 책임져야

기획재정부 정정훈 세제실장(오른쪽)이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세금이 예산안에서 편성한 것보다 약 30조원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기재부는 26일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우리나라 국세 수입이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8.1%)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국세수입은 작년보다도 6조4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국세수입 감소는 주로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및 부동산 거래 침체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에따라 역대 최대였던 56조4000억원 결손이 발생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가 확실시 된다. 지난해 정부는 '경기 상저하고'에 대한 전망을 고수했으나 이같은 예상이 빗나가면서 결국 세수추계는 또 한 번 오차를 드러냈다.

세수 추계는 국가의 합리적인 지출 규모를 설정하는 토대다. 나라살림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수 추계는 정확해야 한다. 이는 효율적인 재정정책 수행을 위한 첫 발걸음이다. 물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오차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2021년 이후 4년째 수십조원 규모의 오차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4년 연속 이런 지경이니 역대급 세수추계 오차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기재부 능력의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등 대내외적 변수를 감안한다 해도 기재부가 '장밋빛 경기 전망'에 너무 안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불가피할 것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세수추계 오차가 반복된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다만 '세입 추경'은 없다고 못 박았다. 기재부의 세수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최 부총리는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세수 예측도 못 하는 최상목 경제팀에 어떻게 나라살림을 맡길 수 있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무능을 드러낸 기재부는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엉터리 추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송구스럽다"는 말만 하지 말고 관련자들을 전원 문책하는 등 구체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할 것이다. 동시에 엉터리 추계를 바로잡을 방안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