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귀표 바꿔치기'로 보험금 수천만원 가로챈 축산업자 덜미
[앵커]
소에게도 사람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고유의 번호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소가 태어나면 축협 등에서는 고유한 식별번호가 담긴 귀표를 달아줍니다.
그런데 이 귀표를 바꿔치기해 3,000만 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축산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합니다.
엄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익산의 한 한우 농가에 경찰들이 들이닥칩니다.
경찰들이 농가를 확인하자 곳곳에서 소에게 달려 있어야 할 귀표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소가 태어나면 축협 등에서는 개체식별번호가 담긴 귀표를 달아주는데 축산업자 A씨는 이 귀표를 고의로 제거하고 축산 당국에 분실 신고한 뒤 받은 귀표를 모아뒀던 것입니다.
형사들이 귀표가 많은 이유를 묻자 귀표가 잘 떨어진다는 변명을 합니다.
<현장음> "(이것을 왜 이렇게 받아 놓으신 거예요.) 이게 보시면 귀표가 떨어진 것이 많아요. 잘 떨어져요."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렇게 모아둔 귀표를 보험금 부정수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보험에 미가입된 소가 죽거나 질병 등이 걸려 긴급도축이 필요한 경우 보험이 가입된 소에 달린 귀표를 보험 미가입 소에 부착하는 수법으로 모두 3,400만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불법으로 타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심남진 /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A씨는) 가축재해보험금 지급 청구율 전국 평균인 6.5%의 약 8배인 52%를 청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은 또 이번 수사 과정에서 A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보험금을 청구한 전북 지역 내 축산업자 22명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축산업자의 편의를 봐줘 보험금을 받게 도와준 축협 직원 2명에 대해서도 관련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사례 외에도 실제 축산업계 현장에서는 귀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바꿔치기가 만연하게 이뤄지는 만큼 농림축산식품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연합뉴스TV 엄승현입니다. (esh@yna.co.kr)
[영상취재 기자 정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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