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경제, 새 문제 직면"…국경절 앞두고 내수 회복 총력
상하이, 1천억원규모 소비쿠폰 발행…베이징 등도 비슷한 조처 전망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이봉석 인교준 기자 =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26일 중국 경제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더불어 양대 최대 명절로 여행객이 급증하는 국경절 때 내수를 살려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이날 시 총서기 겸 국가주석 주재로 현재 경제 상황을 분석·연구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일반적으로 4월, 7월, 12월에만 경제 현안을 의제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9월 경제 회의는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중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앙정치국은 회의에서 "우리나라(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경제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어려움을 직시하고 자신감을 다지며 경제 사업을 잘해 나간다는 책임감과 긴박감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정치국은 특히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와 소비의 발목을 잡아 온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 개발 모델 구축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상업용 주택 건설 통제 및 재고 최적화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간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 확대 ▲유휴 토지 활성화 ▲주택 구매 제한 정책 조정 등이 부동산 대책으로 거론됐다.
특히 중국은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정치국은 이날 "민간경제촉진법을 공포해 민간경제 발전에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소비 촉진과 민생에 대한 혜택을 결합해 중·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촉진하고 소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국경절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금과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수혜 대상이나 지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중국이 올해 극빈층과 고아, 노숙자를 포함한 저소득층을 위한 예산 1천547억위안(약 39조원)을 책정한 점에 주목했다.
중국 정부가 국경절 전후로 이처럼 광범위한 계층을 대상으로 일회성 현금 지급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단기 지원금을 꺼려온 중국 정부의 기존 노선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소비를 늘리기 위해 중국이 추가로 재정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와 별도로 중국 지자체들이 소비 촉진 목적으로 앞다퉈 쿠폰을 발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시 정부는 호텔·레스토랑 등 이용과 영화 및 스포츠 경기 관람을 늘리기 위한 5억위안(약 947억원) 규모 쿠폰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한 전문가는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시가 이런 계획을 내놓으면서 베이징·광저우·톈진 등 다른 최상위급 도시들도 비슷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청년 실업 등 고용 문제에 대응하는 종합 일자리 대책도 내놨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날 '취업 우선 전략 실시와 고품질 완전고용(充分就業)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 고용 문제를 5개년 계획에 포함해 정책 우선순위를 높였다.
아울러 취업이 어려운 사람이나 대학 졸업 후 2년 안에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유연 고용 형태로 취업하면 일정한 사회보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중앙정치국도 올해 대졸자와 농민공, 무직자 가정 등 핵심 인구의 취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이날 강조했다.
앞서 판궁성 인민은행장과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3대 금융 수장은 지난 24일 이례적인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전격 발표했다.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0조원)을 제공하고 정책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인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 리 총국장은 6대 상업은행에 대한 자금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1조위안(약 189조3천300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국영은행들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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