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밸류없 지수' 논란에…"'테마성'보단 '정책 연계' 중시"(종합)

박승희 기자 문혜원 기자 2024. 9. 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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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정기 리밸런싱 전 '연말' 종목 변경 검토…공시 기업 대상
저평가주, 중·소형주 등 추가 밸류업지수 개발 계획…"시장과 소통"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 ⓒ News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문혜원 기자 =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선정 기준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한국거래소가 긴급 해명에 나섰다. 거래소는 당장 투자자 수익을 높이는 '테마성' 지수보다는 밸류업 정책과 연계해 선순환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 기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지적을 고려해 구성종목 변경(리밸런싱)을 내년 6월 정기변경 전에도 한차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연말 중 밸류업 공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 방침이다.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은 26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 여의도 거래소 기자실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을 통해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으로 투자 수익을 높이는 '테마성' 지수보다는 밸류업 정책 출발 시점에서 정책에 가장 부합하고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가 나오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지수 개발의 주요 취지에 대해서도 저평가 또는 고배당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수익성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다양한 질적지표가 우수한 시장 및 업종 대표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하고, 이들 기업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한국 증시 전반의 가치 제고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밸류업 지수 선정 기준이 시장의 기대를 만족하지 못하며 혹평이 이어지자, 거래소는 브리핑을 통해 △주주환원 △PBR △개별종목의 편입 및 미편입 △지수 차별화 등에 대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주주환원은 기준 중 하나로 '절대적' 아냐…지속성 강조해 문화정책 유도 바람직"

앞서 시장에서는 밸류업 지수 선정에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규모'가 아니라 '실시 여부'만을 고려해 배당의 퀄리티를 놓쳤다는 지적을 내놨다. 주주환원을 강조하면서 배당수익률이 낮은 기업들이 포함됐다고도 꼬집었다. 이에 '밸류업 지수'가 아닌 '밸류없 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거래소는 "'주주환원'은 종목 선정기준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이며, 주주환원 규모가 종목선정에 있어서 절대적 고려요소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주환원 규모만을 선정기준으로 하는 경우 배당보다는 미래 사업 투자 등을 통한 기업가치 성장이 중요한 고성장 기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PBR을 주요 선정기준으로 반영해 이미 고(高)평가 받고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지수에 편입된 반면, 향후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은 제외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선 "산업 특성 및 개별기업 업황 등을 고려해 규모보다는 2년 연속 실시여부와 같은 '지속성'을 평가해 기업의 지속적인 주주환원 문화 정착 유도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 주주환원 우수하나 ROE 질적요건 미달…SK하이닉스는 종합적 판단 따라 잔류 특례"

연초부터 밸류업 대표주자로 거론돼 왔던 KB금융과 하나금융이 편입되지 않은 반면, 기준에 맞지 않는 SK하이닉스는 편출되지 않았단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거래소는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여타 질적요건이 미흡한 기업의 경우 미편입될 수 있다"며 "KB금융은 ROE 조건이, 하나금융은 PBR 요건이 미달했다"고 했다.

또 "SK하이닉스 편출 보류는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내 비중(15%),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수 잔류를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거래소는 잔류 특례 편입 종목은 SK하이닉스 한 종목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표지수에 편입되어 있는 종목들이 다수 편입되어 지수 차별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차별화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

기관 참여 확대 및 관련 상품화 촉진,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코스피 200 등 시장 대표지수와 차별화됐다는 것이다.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100개 종목 중 밸류업 지수는 32개 종목만 편입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개별종목의 지수내 비중상한을 15%로 제한해 기존 대표지수와의 상관계수가 줄었다고 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정기 리밸런싱 前 올해 중 '수시 종목변경' 검토…"밸류업 공시 기업 대상으로 기준 만들 것"

다만 시장과 소통을 위해 당초 내년 6월 예정됐던 리밸런싱을 연내 추가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할 계획이다. 양 본부장은 "연말까지 밸류업 공시를 어느 정도 하는지 추이를 보면서 금년에 구성 종목을 리밸런싱하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며 "연내 공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내용을 검토, 리밸런싱 기준을 만들어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거래소는 향후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저평가주, 중소형주 등 다양한 컨셉의 신규지수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고 후속 밸류업 지수도 개발할 방침이다. 양 본부장은 "대표 지수가 전체 지수 대비 아웃퍼폼을 하는지 살펴보고 그 기간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추가 지수에 대한 니즈를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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