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화중초 “더 친밀하고 풍성하게... 학생 배움 넓힌다” [꿈꾸는 경기교육]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고양 화중초등학교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보편화된 비대면, 디지털 교육의 활성화는 학교 현장의 에듀테크(Edu+Tech) 확산을 가져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최초로 미래형 교육 통합 플랫폼 ‘하이러닝’을 개발, 일선 학교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안착하고 있는 하이러닝은 AI 기반 맞춤형 진단, 콘텐츠 추천 학습 등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효율적인 교육 여건을 제공하며 개선, 미래 경기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 과목 연계, 지역 연계... 연결되는 미래 교육
올해 ‘하이러닝 선도학교’로 선정된 고양 화중초등학교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으로 학생 맞춤형 학습을 실시, 미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화중초는 △온(ON) 지역사회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온라인 소통으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학력 향상을 도모하는 ‘고양 ON-디지털 교육’ 비전을 하이러닝에 접목하고 있다.
화중초는 학년별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교과별로 하이러닝, 에듀테크를 적용한 융합 수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과목별 수업은 △학생별 인공지능(AI) 수준 진단 △통합 학습창, 클래스보드를 통한 맞춤형 수업 △학생 및 학급 성취도 평가 및 수업 설계 순으로 구성, 진행된다.
화중초 교사들은 국어, 사회 등 과목의 경우 태블릿PC와 패들넷을 통한 참고 자료 및 수업 자료 활용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학 시간에는 AI 문제 은행을 제공해 학생별 취약점을 추적해 보완하고 있다. 이어 과학, 실과 같은 과목은 실험 및 관찰 내용을 사진과 함께 기록해 온라인상으로 학생 간, 학생과 교사 간 공유하며 풍부하면서도 흥미 있는 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화중초는 하이러닝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학교 간 사례를 공유하는 ‘에듀벨트’에 참여, 지역 특색을 반영한 미래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이러닝 선도학교들과 정기적인 협의회를 통해 교육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하이러닝을 아직 접목하지 않은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연수, 공개 수업 등을 전개하며 지역 내 디지털 교육이 확산, 연계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 디지털 역량 교육, 교사 연수... 하이러닝 기틀 마련 착착
화중초는 전 교실 무선망 구축, 컴퓨터실 재구축, 학생·교사 1인당 1태블릿 PC 확충 등 디지털 활용 수업을 위한 학습 환경을 구축, 안정적인 디지털 교육 기반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디지털 창의 역량 교육, 시민 역량 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돼 일찍이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육의 개념과 방법을 가르쳤다.
화중초는 각 과목, 학년에 걸쳐 △AI 디지털 연계 수업 및 놀이 체험 △문제 해결 및 주제 탐구 발표 △디지털 융합 수업 등을 전개하는 한편 디지털 공간에서의 윤리의식도 교육했다.
하이러닝을 비롯한 에듀테크 교육은 디지털 공간에서 진행되는 만큼 학생들이 어색해하지 않고 익숙하게 참여하는 모습과 더불어 수업 과정에서의 예의가 요구되는데, 이를 선행 선도학교 과정에서 갖춘 것이다.
이와 함께 화중초는 미래형 교수 학습 방법을 끊임없이 발굴하며 학생 학업 성취도와 교사 수업 능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화중초 교사들은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구성, 하이러닝 기본 연수부터 에듀테크 활용 연수, 학교 간 수업 실천 및 사례 나눔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화중초는 2학기에도 학부모 및 인접 학교 대상 공개 수업을 진행하는 한편 연말 하이러닝 수업 실천 결과를 분석해 자료집을 제작해 개선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인터뷰 줌-in “더 친밀하고 풍성하게… 학생 배움 넓힌다”
“교사와 학생이 교실에서 실시간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하이러닝 플랫폼을 통해 더 친밀한 수업, 더 풍성한 학생 배움을 구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2024 하이러닝 선도 학교’로 지정,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고양 화중초 안지원 교사는 하이러닝 도입으로 교사와 학생의 역할에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교사는 책과 칠판을 통한 일방적 ‘지식 전달자’에서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학습 디자이너’로, 학생들은 수동적인 ‘지식 수용자’에서 스스로 정보를 검색하고 필요한 자료와 지식을 얻는 ‘능동적 학습자’로 거듭나고 있다는 의미다.
화중초는 이번 학기 들어 하이러닝 선도학교에 새로 합류했지만 소속 교사들의 신속한 하이러닝 수업 설계 및 구조화로 모든 학급이 하이러닝 수업을 듣고 있다.
안 교사는 “교사와 학생, 학생 간 상호 소통이 가능한 통합 학습창을 통해 학습 자료를 함께 보는 것은 물론이고 클래스 보드 등으로 모둠 학습, 퀴즈 등도 병행하고 있다”며 “수업이 끝나면 교사의 수업 내용과 학생들의 참여 활동이 저장돼 교수법과 학업 성취도 등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과목별로 특색 있는 수업이 구현되는 게 하이러닝 플랫폼이 가진 또 하나의 특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 수업에서는 아이들에게 시험지를 나눠 주고 일일이 채점하는 과정 없이 태블릿PC를 통해 문제를 배포하면 아이들이 풀고 자동으로 정오답이 판별된다”며 “이를 통해 각 학생이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한번에 분석, 맞춤형 지도와 학습 보완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이 필요한 사회와 국어, 실험 또는 실습 보고서 작성이 필요한 과학, 실과 수업 때는 편리하게 참고 자료를 찾고 토론 입안문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며 “또 이를 학생들이 각자 또는 모둠별로 공동 진행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안 교사는 △빅데이터·과목별 EBS 교과 콘텐츠 기반 인공지능(AI) 학습 진단 △추천 리포트 △맞춤형 추천 영상 등으로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 현황을 확인하고 하이러닝 플랫폼이 생성하는 오답 노트와 해설을 보며 복습을 진행할 수 있는 특성도 하이러닝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 안 교사는 하이러닝 플랫폼 도입 초기에는 학생들이 생소함을 느꼈지만 이제는 어떤 과목이 하이러닝이 접목됐을 때 오히려 편리한지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그는 “초반에는 학생들이 통합 학습창에 접속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플랫폼이 눈에 익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돌이켰다.
하지만 안 교사는 지난해 ‘디지털 창의역량 교육 선도학교’, 올해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돼 관련 교육과정을 병행해 온 것이 빠른 하이러닝 적응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학생 1인당 1태블릿, 각종 디지털 교육 기자재 확충 등을 병행하는 한편 아이들이 디지털 수업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를 먼저 학습한 덕에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며 “지금은 아이들이 수학은 종이와 펜으로, 사회나 실과 수업은 하이러닝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등 하이러닝의 특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 역시 지난해 디지털 시민 교육 과정에서 창의 예술 축제 등을 함께 진행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인 터라 자연스럽게 하이러닝을 통한 학습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화중초 교사들은 지역 학교 교사를 위한 에듀테크 공개 수업, 하이러닝 교수법 연구, 하이러닝 공개 수업 등을 전개하는 한편 △AI 코딩 교육 △메타버스 활용 교육 △태블릿PC 활용 수업 등을 병행하며 끊임없이 미래 교육 방향성을 정립하고 있다.
또 개선된 교수법을 학년별로 적용, 학생 사고의 폭을 확장시키고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안 교사는 하이러닝이 내년 전면 도입을 앞둔 AIDT(AI 디지털 교과서) 활용에 필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하이러닝이 도입 단계여서 모든 교과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과제가 있지만 1학기에 비해 많은 부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출 하이러닝 플랫폼이 디지털 교육, 융합 교육 강화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도·사진 함께 보니 이해 ‘쏙쏙’ “책보다 쉽고 재밌게 공부해요”
“적도에 위치한 나라들을 공부할 때 지도, 사진 자료를 함께 보고 퀴즈도 친구들과 풀어 머리에 잘 들어오고 재밌었습니다.”
고양 화중초 6학년 이한서 학생은 하이러닝이 접목된 인상 깊은 학습 사례로 사회 시간을 들었다.
이양은 “교과서 내용에 사진이 더 추가되거나 구글 지도가 연계된 자료를 선생님이 만들어 보여주셨다”며 “책만 보는 것보다 더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정수민 학생은 흥미로웠던 과목으로 미술을 들었다. 정양은 “태블릿 PC를 활용한 픽셀아트(화소에 색을 배열하는 디지털 미술)가 새로웠다”며 “최근에는 우리나라 전통 탈을 조사해 자료를 만들어봤는데 참고 자료를 쉽고 편하게 찾아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반 강다연 학생과 김이원 학생은 실과·수학 과목도 하이러닝이 적용되면서 더 쉽고, 재밌고, 학업 능률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강양은 “집에서 식물을 기른 뒤 학교에서 태블릿PC로 추가 자료를 갖춰 생육 과정을 기록하는 게 인상 깊었다”며 실과 과목을 지목했고 김양은 “수학 시간에 태블릿PC로 진단 평가 문제를 풀면 곧바로 오답 노트와 해설을 보여줘 편리했다”고 말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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