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총통 또 '양국론 발언'…타이완 언론, 양안 갈등 격화 우려
이종훈 기자 2024. 9. 26. 17:57
▲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이 지난 5월 취임식 등에 이어 또 공개적으로 '양국론 발언'을 해 양안(兩岸·중국과 타이완) 간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26일 타이완 중국시보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미국 뉴욕의 비영리단체인 콘코디아가 주최한 행사에서 사전 녹화 영상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 타이완과 전제주의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으며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객관적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타이완이 중국의 일부분이며 유엔(UN) 체제 및 국제무대에 참여할 권리가 없다고 중국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거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1971년 10월 25일 유엔 총회 투표를 거쳐 '유일한 중국 대표' 자격으로 유엔에 가입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확보했고, 그와 동시에 타이완은 유엔에서 축출됐습니다.
중국은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 중화인민공화국(중국) 정부만이 전 중국을 대표하는 합법적인 정부'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며 타이완에 대해서는 전쟁 등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회복해야 할 자국의 한 개 성(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라이 총통이 양국론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라이 총통은 지난 5월 20일 취임식 연설에서도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주권이 있어야 비로소 국가"라면서 "중화민국(타이완) 헌법에 따라 중화민국 주권은 국민 전체에 속하고, 중화민국 국적자는 중화민국 국민이며, 여기에서 알 수 있듯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달 군 장성 진급식에서도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으며, 주권을 침해하거나 합병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라이 총통이 '독립'이라는 단어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독립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서 "타이완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는 말로 강력히 대응해왔습니다.
양국론은 타이완 태생으로 중국 본토에 뿌리를 둔 국민당 출신 총통이었던 리덩후이 전 총통이 임기 말년인 1999년 도이치벨레 인터뷰에서 처음 거론한 중국과 타이완이 각각 별개 나라라는 이론으로, 양안 관계에 파문을 불러일으켜 왔습니다.
라이 총통의 거듭된 양국론 발언에 대해 타이완 언론은 중국 측 반응에 주목하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타이완 언론은 중국의 타이완 담당 기구인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이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 10개 가운데 8개가 라이 총통과 타이완 독립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주 대변인은 특히 타이완 민진당 당국의 '외세에 기댄 독립 도모' 등에는 타이완을 전쟁 위기로 몰아넣으려는 사악한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타이완 언론은 이런 상황 속에 향후 양안 간 긴장의 파고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진=타이완 총통부 캡처,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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