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창조자로, 도시는 콘텐츠 타운으로” 모종린 교수가 내다본 크리에이터 세계

박용선 기자 2024. 9. 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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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공간의 비밀을 탐구해온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를 출간했다.

저자는 모두가 도시 개발을 이야기할 때 로컬의 가치를 처음으로 전파하고, MBTI가 사회를 휩쓸기 전 퍼스널 브랜딩과 '나다움'에 집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 문화 연구자다.

저자는 미래의 도시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가 동네 단위로 집중된 '크리에이터 타운'의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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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 출간

전국의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공간의 비밀을 탐구해온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를 출간했다.

저자는 모두가 도시 개발을 이야기할 때 로컬의 가치를 처음으로 전파하고, MBTI가 사회를 휩쓸기 전 퍼스널 브랜딩과 ‘나다움’에 집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 문화 연구자다. 현장에서 직접 수집한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대의 변화를 포착했다.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에선 포스트 코로나를 거치며 디지털 전환을 경험하는 우리가 마주한 거대한 흐름으로 크리에이터를 주목했다. 인플루언서·디지털 노마드·퍼스널 브랜드·N잡·탈중앙화·로컬까지, 곳곳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트렌드의 중심에 크리에이터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지적 노동마저 대체하려 드는 AI의 시대를 예견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개인은 크리에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자본보다 창의력이 힘이 되고, 개인은 소비자에서 창조자가 된다. 개인의 창의성이 경제적 가치로 꽃피는 사회가 바로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라는 것이다.

현재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고 하면 보통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창작자 경제를 의미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보다 더 넓은 범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크리에이터 경제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수공예, 공간 디자인과 스토리텔링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이들을 포함하는 더 큰 범주의 경제다.

저자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핵심 개념으로 3대 축과 창조적 유대를 제시한다.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도시가 크리에이터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현대의 크리에이터는 온라인, 오프라인(상권), 도시(생활권)의 3대 축을 기반으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에서의 성공을 기반 삼아 오프라인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다. 무신사는 2022년 본사를 성수동으로 이전하고 올해 성수동의 상징적 장소인 대림창고를 인수하는 등 성수동을 허브로 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19세기 미학자 윌리엄 모리스는 ‘아름다운 일’을 강조했다. 저자는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크리에이터는 현대판 윌리엄 모리스라고 말한다. 그들은 ‘나다움’을 무기 삼고 지적 기술 대신 공예 등 신체적 기술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크리에이터들의 입지가 좁아지지는 않을까 하는 시각에 저자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인간을 보조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빅테크가 시장을 독점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집단 기술’의 예를 보여줬지만, 앞으로는 개인 소유의 AI와 블록체인이 다양한 디지털 설루션을 제공하는 ‘개인 기술’로서 크리에이터 경제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래의 도시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가 동네 단위로 집중된 ‘크리에이터 타운’의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때 당근마켓과 네이버 같은 하이퍼로컬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 힙한 도시로 손꼽히는 미국 포틀랜드와 스웨덴 쇠데르말름이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타운이다. 디지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면서도 물리적 공간에 충실한 ‘직주락(work, live, play)’ 콘텐츠로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에게 영감을 줬다.

저자는 앞으로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마트 도시, 글로벌 대도시, 가든 시티, 농촌 및 산악 마을 등 다양한 환경이 서로 경쟁하며 각자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체인지 메이커’가 돼 자신의 창의성으로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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