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주 출신 배우 유해진, 고향 연극 무대 선다
10월 22~31일 청주씨어터제이 소극장서
[아이뉴스24 임양규 기자] 코믹 연기에 재치와 입담을 겸비한 배우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배우 유해진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충북 청주 출신인 배우 유해진이 30년 만에 고향에서 열리는 연극 무대에 오른다.
연극 극단 ‘청년극장’의 40주년 기념 공연인 ‘열개의 인디언 인형’으로, 출연을 확정한 유해진이 26일 기자들과 만났다.
<아이뉴스24>는 배우 유해진을 만나, 수십 년 만에 고향 무대에 서는 소감 등을 들어봤다.
-30년 만에 고향에서 공연하는 소감은 어떤가?
"고향에서는 30년 만이고, 연극 무대 서는 것도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따지면 21년 만인 것 같다. 대학로에서 ‘이발사 박봉구’라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했고 청주로 따지면 30년 만이다. 사실 ‘늘 무대가 그립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리운 만큼 두려움도 크다. 어느덧 연극을 한 기간보다 영화를 한 기간이 더 많아졌다. 영화 일정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 무대를 같이 하자는 말도 많았지만 다 거절해 왔다. 청년극장 40주년인데 같이 하자는 말을 들었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 안 하면 고향에서 무대에 설 기회가 없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무대를 하겠다고 한 이유는 청년극장이 사실 그리웠던 것 같다."
-무대에 두려움이 있다고 했는데 영화랑 다른 점은 뭔가?
"무대라는 건 라이브잖아요. 영화의 경우는 표현 방법이 차이가 있다. 연기라는 게 같은 맥락이지만 영화와 연극은 차이가 있다. 연기의 굵기에도 차이가 있다. 감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나날이 걱정을 하고 있다. 연습을 하면서도 (내가)무대에 녹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무대와)떨어져 있어서 낯설기도 하다. 얼마 전 무대에서 연습을 했는데 (연극장의 특유의)냄새도 낯설다. 걱정이 많다."
-무대 준비로 청주에 숙소를 잡은 것으로 안다.
"5일 정도 됐다. 이전에도 연습 때문에 (청주에) 짬짬이 내려왔었는데, 저에게도 안 좋고 관객에게도 안 좋은 거 같아 완전히 내려왔고 방도 잡아놨다. 청주에 있으면서 숙소에서 연습하는 곳까지 걷거나, 뛰어다닐 수 있어 좋았다. 제가 나온 학교 근처를 거닐다 보면 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
-예전에도 같은 작품에서 암스트롱 역을 맡았다. 기분이 어떤가?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연기도 잘 몰랐고 열정만 있을 때다. 시키는 대로만 했었고 수동적으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때는 뜨거운 열정만 있었다. 세월이 지나 그 대본을 다시 읽어보니 그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느껴지기는 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연기에 대해 알고 접근하니 더 힘이 든다. 극중에서는 암스트롱이라는 의사 역할을 맡았다. 어느 섬에 수십 명이 초청돼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과 이를 풀어나가는 연극이다."
-30년 동안 고향 지인들과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주 중요한 시기를 여기서 보냈기 때문이다. 극단에서 자고 극단에서 청소하고 작업도 하고 거의 극단에서 생활을 했었다. 심지어 소파에서 겨울에 석유난로나 경우난로 옆에서 몇 년을 거기에서 함께 지냈다. 그 시간, 그 시절의 나는 청년극단이었다. (청년극단은 나에게) 공기 한 방울 없이 똘똘 뭉쳐진 진흙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시간이 그리워서 내려온 것이다."
-연극이나 영화와 관련돼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
"없다. 왜냐면 전 이미 많은 혜택을 받았고 경험도 했고 연기자로서는 더 바라는 것은 없다. 바라는 게 있다면 어떻게 잘 마무리를 할 것인가, 어떻게 페이드아웃(Fade out: 점차 어두워지며 사라지는 연극 기법) 될 것인가."
배우 유해진은 이번 극단 청년극장의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펼쳐지는 ‘열개의 인디언 인형’에서 의사 암스트롱 역할로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0월 22~31일 청주 씨어터제이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한편 극단 청년극장(대표 이윤혁)은 이날 배우 유해진과 함께하는 미디어데이를 운영했다.
청년극장의 창단 4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이 자리는 유해진의 출연 계기와 연기 철학 등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청주=임양규 기자(yang9@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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