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오동희의 思見]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4. 9. 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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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채임버라운지에서 열린 국회 윤한홍 정무위원장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두 국회의원의 모두 발언이 기업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뒤 이어 나선 권성동 정무위 위원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곳이 제가 몸 담고 있는 정치권 국회"라며 "국회가 국민 행복을 위해서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대한민국 경제가 이만큼 지탱하는 것은 민간 부문의 공이다"며 기업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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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윤 위원장, 최태원 회장,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강민국 정무위 간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6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채임버라운지에서 열린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두 국회의원의 모두 발언이 기업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윤 위원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강민국 정무위 간사는 모두 발언에서 "어릴 때부터 저를 관통하고 있는 철학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된다는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삼성·LG·GS·효성·넥센의 뿌리가 있는 기업의 산실인 진주를 지역구로 뒀다며 기업이 곧 국가경쟁력임을 강조했다.

강 간사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것도 모자란데 우리 기업들이 국내 여러 문제에 발목이 잡혀 굉장히 안타깝다"며 "규제의 완화 정도가 아니고 규제를 파괴까지 해야 된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이 규제개혁을 바라는 마음에 대해 국회가 이 정도로 강한 의지로 움직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게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인들의 생각이었다.

뒤이어 권성동 정무위 위원도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곳이 제가 몸 담고 있는 정치권 국회"라며 "국회가 국민 행복을 위해서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대한민국 경제가 이만큼 지탱하는 것은 민간 부문의 공이다"며 기업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권 위원은 "국정감사 때만 되면 국회의원들이 폼 잡으려고 하는 건지 기업인들을 그냥 이 잡듯이 이렇게 불러서 증인 채택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기업인들도 너무 겁먹지 말고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 뒤에서만 활동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

규제 개혁이나 국회의 혁신과 같은 이상적인 상황이 현실화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벌써 내달 진행되는 국정감사에는 삼성 반도체를 총 책임지는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 부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등 기업인 수십명이 참고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할 시간도 부족한 실정에서 한국 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들을 국회에 불러 시간을 뺐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기업인들에게 뒤에 숨지 말고 앞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여전히 정치권은 기업에게는 '슈퍼 갑'이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의 발언들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은 도전적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힌 행태들은 기업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기업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 기업활동에만 올곧이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30여년 전 설계된 국내 제도가 글로벌 경제지형이 급변하는 지금, 제대로 잘 작동하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했다. 1987년 헌법 체제의 문제를 지적한 권 위원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이 모두 발언이 끝난 이후 비공개로 자유토론이 진행됐는데 그 자리에서 얼마나 건설적인 토론이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구의 말처럼 '하나마나'한 간담회가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가왕 조용필의 명곡 중에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라는 노래가 있다. 무언가 큰 일을 찾아 멀리 떠나지만 소중한 건 옆에 있으니, 어디 가지 말고 그 옆에서 함께 하라는 얘기다. 우리 정치권과 기업도 이젠 그랬으면 좋겠다.

기업인들을 국회의 정쟁에 불러 앉히고 호통치는 것은 자제하고 규제는 혁파해서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통해 국민의 삶이 더 행복해질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기업인들이 정치는 신경쓰지 말고 경영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이젠 그랬으면 좋겠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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