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연극부터 불 꺼진 무대까지…2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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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으로 만들어진 무대 위에 13개의 로봇이 등장한다.
2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새들의 날에'의 권병준 연출은 "사람은 등장하지 않고 기계인 로봇만 무대에 오르는 '기계적 연극'"이라며 "'아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13개의 로봇이 철판으로 된 무대 위에서 걸음마를 배우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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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철판으로 만들어진 무대 위에 13개의 로봇이 등장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인 로봇들이 무대라는 새로운 생태계에서 적응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관객은 새로운 인류 탄생을 목격하게 된다.
다음 달 3∼27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등지에서 열리는 '제2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한국 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행사가 될 예정이다. '새로운 서사: 마주하는 시선'을 주제로 실험적인 16개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공연은 '새들의 날에'와 '에즈라스', '커뮤니티 대소동' 등 세 작품이다.
우선 10월 11∼13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에서 초연되는 '새들의 날에'는 연극과 전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배우들 대신 로봇이 극을 이끌어가는 특이한 형태의 작품이다.
2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새들의 날에'의 권병준 연출은 "사람은 등장하지 않고 기계인 로봇만 무대에 오르는 '기계적 연극'"이라며 "'아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13개의 로봇이 철판으로 된 무대 위에서 걸음마를 배우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소개했다.
권 연출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로봇들이 연기하는 공연을 계속 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로봇들이 만든 생태계에 '새'라는 자연물이 안착하는 과정을 끈질기게 탐구할 예정이다.
그는 "로봇들은 걸음마를 배우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식물에 가까운 존재이기도 하다"면서 "이들이 숲과 정원을 이룰 거고 종국에는 새들이 이 숲과 정원에 날아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11∼13일 서울 대학로 쿼드에서 선보이는 '에즈라스'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벨기에 피핑톰 무용단 출신 안무가 정훈목의 신작 안무다.
정 안무가는 "미래 인류학적인 담론과 억압과 탈취된 자유에 대항해 '탈경계'를 다룬다"며 "인간과 비인간, 트랜스휴먼(Transhuman), 젠더리스(Genderless) 등 다양한 주제가 현실감 있는 상상력으로 표현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작품도 '새들의 날에'와 같이 인간 이후의 세계인 '포스트휴머니즘'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전작 '야라스'에서 로봇 개를 활용했던 정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기계 장기' 등 이른바 '트랜스 휴머니즘 오브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기계 장기로 인해 생명이 연장된 몸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끝이 없었다. 그래서 인간이 '트랜스 휴머니즘 오브제'와 맞닥뜨리는 모습을 무대에서 표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커뮤니티 대소동'은 빛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불 꺼진 무대서 온전히 몸을 통해서만 소통하는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공연장 입구에서 관객은 안대를 하고 진행 요원을 따라 극장으로 들어선다. 이후 배우와 관객이 모두 무대의 주인공이 돼 100분간 언어가 아닌 몸으로 대화한다. 10월 11∼13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진엽 연출은 "시각적인 감각을 배제하고 다른 감각들을 통해 경험하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만들었다"면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을 아예 배제할 수 있는 환경을 무대 위에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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