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14조·소득세 -8조… "가용 재원 총동원" 약발 먹힐까

송신용 2024. 9. 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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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지 않는 방식 '불용' 공식화
지방교부세 줄어 지자체 직격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2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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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대규모 세수결손이 예상됨에 따라 재정 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수 오차에 대한 비판론도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세수 재추계 결과 지난해 56조원에 이어 올해도 29조6000억원대의 세수결손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세의 경우 본예산(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한 337조7000억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법인세가 14조5000억원, 소득세도 8조4000억원 펑크가 날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진 탓에 교통·에너지·환경세도 4조1000억원의 결손이 예상됐다. 종합소득세 4조원을 비롯 관세 1조9000억원, 개별소비세 1조2000억원, 상속·증여세 5000억원의 결손이 예상된다. 유일하게 부가가치세가 2조3000억원 '플러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말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적자를 채울 묘안은 없다. 나라살림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가능하면 정부의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서 지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되 민생안정 등 재정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기금 여유 재원 등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에 돈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는 '불용'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되면 연내 예정된 사업들이 내년으로 줄줄이 넘어가거나 표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구멍을 메꾸는 데 한계가 있다. 당장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조정에도 나서야 한다. 올해 내국세가 당초 예산 편성 당시 예상보다 크게 줄 것으로 보이면서 이와 연동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68조9000억원에서 5조원 넘게 감소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보통교부세 또한 약 4조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경우 정부 책임을 지방으로 돌리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는 지방교부세(금) 집행 등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의 지적사항 등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마련하고 이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결손 금액이 커 기금·불용 카드 정도의 처방으로는 약발이 듣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세입 추가경정예산은 편성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세수부족 우려만으로는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6조원에 이어 2년 동안 86조원 규모의 세수결손을 일으키자 세수 예측 능력에 대한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더 걷히는 것까지 포함하면 수십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오차가 4년째 발생한 만큼 보완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민·관 합동 세수추계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의 기업실적 전망을 추계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세입예산을 편성하면서 '시장자문단'을 신설하고,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기술 자문 등을 받아 법인세 추계모형을 보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차를 바로잡는 데 한계를 보였다. 정부는 내년부터는 세수추계 시작 단계부터 예산안 편성까지 국회 예산정책처, KIPF(한국조세재정연구원),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이 참여하도록 개편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의 추계모형·과세정보를 각 기관에 공개하고, 관련 주요사항을 원점부터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세수추계 모형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세수추계 모형의 개발과 사회구조 변화, 납세자 행태변화 등을 보다 정확히 추계에 반영하기 위한 미시 과세정보 활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매년 9월 당해 연도 세수를 다시 한 번 전망해 세수상황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 하겠다"며 "세수추계 업무 역량 확보를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민간의 전문 인력 채용하는 등의 조직개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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