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한은서 나온 ‘비둘기’···10월 금리인하 시그널?
한국은행에서 26일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주요국 사례와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볼 때 점차 안정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이종렬 부총재보)는 언급이 나왔다. 전날 “내수를 보면 금리인하 필요성이 점점 커진다”(신성환 금융통화위원)는 발언에 이어 연이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그간 가계부채와 집값 급등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해온 것과는 다소 달라진 기류여서, 다음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열린 9월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에서 임광규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9월 들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조금씩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 관리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폭증하던 가계대출이 9월 들어 한풀 꺾인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은은 “금리인하 기대가 선반영되는 상황에서는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선제적인 거시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리 인하로 금융여건이 완화되면 취약차주의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누적증가로 금융불균형은 커진다. 한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두 차례(2012~2017년, 2019~2021년) 진행된 금리인하기에 금융불균형의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각각 17.4→27.6, 33.5→ 56.2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금융여건 완화와 거시건전성 정책을 동시에 하면 FVI의 상승세는 크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계부채 우려가 컸던 캐나다는 사전에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강화하면서 올해 정책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가계부채가 줄었다. 지난달 정부가 신규주택 공급대책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안을 실시한 만큼 한은도 캐나다의 사례처럼 금리인하와 가계부채 억제를 동시에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통상 금리 인하기가 되면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난 부분이 있었다”며 “지금 과거와 가장 다른 것은 정부가 가계부채 비율 관리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이에 맞춰 거시성 규제를 일관되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신성환 금통위원이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고 언급한데 이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한은의 10월 금리 결정에 한층 관심이 쏠리게 됐다.
다만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글로벌한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으로 환율은 안정됐지만, 시장금리에 영향을 줘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이 부총재보도 “추석도 있다보니 정부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영업일수가 너무 짧았고, 10월도 공휴일이 많아 모든 것을 판단하기 위해선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현재 (가계부채가) 걱정할 게 없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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