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콘텐츠 제작 혁신"..."2시간 걸리는 숏츠 제작, 20분만에 완성"
콘텐츠 제작 맞춤형 솔루션 구축, 제작 용역 사업 병행
내년 고객사 30개...궁극적 목표는 고객사 1만개
<AI 파도에 올라탄 SW 창업자들>
"인공지능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집하는 것을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많은 인건비와 시간이 드는데 AI로 이를 줄여줌으로써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혁신을 불어넣겠습니다."
박정현 비브리지 대표는 콘텐츠 제작 전반에 AI를 적용해 작업의 구조부터 제작 결과물까지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비브리지는 콘텐츠 제작 효율화 자동화 AI 솔루션 '비브리지 AI'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강의 필기 노트 솔루션에서 동영상 제작 AI 솔루션으로
이들은 처음부터 콘텐츠 제작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 개발에 뛰어들지 않았다. 비브리지의 시작은 교육 분야였다.
1993년 생인 박 대표는 서강대학교 재학 중에 대학 IT연합동아리에 가입해 창업의 꿈을 키우고 프로그래밍 공부에 빠져들었다. 2017년 여름에는 혼자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서 자신의 개발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해커톤에 참가했다. 다음해에는 실리콘밸리의 협업툴 개발 스타트업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2019년에는 과기정통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최고급 SW 인재양성 프로그램 'SW마에스트로'에 도전해 최종 우수 수료자 15인에 뽑혔다.
팬데믹의 한가운데에 있던 2021년 3월에는 서강대학교 재학 중에 비브리지를 창업하고 같은 해 4월 동영상 캡처 필기노트 서비스 '슬리드(Slid)'를 선보였다. 슬리드는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누적 사용자 수 1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후 AI 기반 동영상 요약 솔루션 '딥클립'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솔루션으로, 영상을 1분으로 요약해 제공하며 2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나, 회사가 사업 방향성을 B2C에서 B2B로 전환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들의 사업 전환에는 '비용'과 '수익' 문제가 있었다. 자체 개발한 AI가 아닌 챗GPT 등을 활용하다 보니 AI 이용비용 부담이 컸고, AI B2C 서비스는 구독자보다 비구독자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B2B AI 서비스에 도전했지만, 민간의 AI 솔루션 도입은 아직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용자들이 '의향'은 있으나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현 대표는 "AI전환(AX) 시대를 맞이해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려는 추세지만, AI 도입의 최대 효용은 인건비 절감이나 업무의 효율 상승"이라며 "기업들이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고 비브리지 AI를 소개했다.
◇"비브리지 AI로 돈 버는 AI 만들겠다"
'비브리지 AI'는 이 스타트업이 도전하는 첫 B2B AI 서비스로, 기업들이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인건비를 비롯한 제작 비용을 줄여주는 솔루션이다.
콘텐츠를 추가로 제작할 때마다 인력을 추가로 고용할 필요 없이 같은 인력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기업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영상 외에도 블로그, 카드 뉴스 등 다양한데, 콘텐츠마다 노하우가 필요하다 보니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려면 인력 고용이 불가피했다.
박 대표는 "콘텐츠 하면 영상을 떠올리게 되지만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면서 "기업들은 제작해둔 콘텐츠를 재가공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원소스 멀티유즈'라는 용어가 흔히 쓰이는데, 글로 된 콘텐츠를 영상으로, 영상을 글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활동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AI를 도입하면 기업들이 많은 효용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람이 콘텐츠를 재가공하면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사람을 투입했는데 조회수나 매출 등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대비효과(ROI)가 떨어져 기업들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며 "AI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으나, 이미 존재하는 원천 소스를 가지고 콘텐츠를 양산하는 것은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숏폼 제작 단계별로 AI 활용…고품질 결과물 얻는다
비브리지는 콘텐츠 제작 맞춤형 AI 솔루션을 구축해 주면서 콘텐츠 제작 용역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숏폼 제작, 블로그 글 작성, 카드 뉴스 발행, 전자책 제작 등 기업이나 기관이 콘텐츠 대행 에이전시에 요청하는 업무에 AI를 적용해 보다 빠른 속도와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 제작 중 숏폼 제작 단계를 6단계로 세분화하고 상황에 맞게 AI를 활용하고 있다. 영상을 보고 이해하기, 숏폼으로 만들 구간 선별, 제목 및 자막 선정 등이다. 콘텐츠 편집에서 AI를 제대로 쓰려면 사람의 역할도 필요하다. AI에 편집 방향성을 프롬프트로 요청했을 때 원하는 방향의 콘텐츠가 생성되지 않는 것은 과정을 세분화하지 않은 채 결과만 요청해서일 수 있다. 비브리지가 단계별 AI 활용 접근을 하는 이유다.
◇"완전 자동화보다는 사람과 AI의 협업이 결과물 우수해"
박 대표는 "AI는 업무 수행에 있어 80% 정도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것 같다. 6개의 태스크를 80% 기대치로 수행하면 0.8의 6승인 26% 정도의 결과물을 생성하게 된다"며 "AI가 알아서 하면 완전 자동화는 되지만, 만족도는 떨어질 수 있다. 긴 영상 중 숏츠로 뽑을 만한 구간 여러 개를 선정하거나 자막 생성 등 AI가 잘하는 일을 시키고, 중간에 사람이 개입하면 2시간 걸려서 만들 숏츠 영상 하나를 동일한 퀄리티로 20분 만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비브리지는 현재 삼프로tv, 휴넷, 한국보건복지인재원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 도입을 위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비브리지의 비전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만드는 AI 기업으로, 고객사를 1만개까지 확보하는 게 박 대표의 목표다.
박 대표는 "이 사업을 지난 5월 시작해 4개월 동안 2000개의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고객사들의 수요를 확실하게 확인했고, 사업 방향을 전환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좀 더 빨리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교육 분야를 주로 해왔는데, 엔터테인먼트, 홈쇼핑 등의 분야에서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향후 시중에 있는 콘텐츠 중 절반 이상이 비브리지 AI를 통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30개 정도의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매출액이 100억원이 넘는 콘텐츠 기업에 솔루션을 공급해 이들이 비용을 절반 이상으로 줄이는 사례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박 대표는 "고객사가 30곳 정도로 늘어나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고 새로운 성장 사이클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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